희귀 암 유전 변이를 지닌 남성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다수가 암이 발병하면서 정자 기증 관련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NN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루앙대학교병원의 생물학자인 에드위주 카스퍼는 2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인간유전학회 연례회의 발표에서 희귀 변이를 지닌 한 기증자의 정자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46개 가정에서 최소 67명의 아이를 잉태하는 데 사용됐으며 아이 중 10명이 이미 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문제의 기증자는 스스로는 건강하지만 TP53이라는 희귀 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희귀 유전자는 여러 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희귀 질환인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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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이 해당 유전자를 자녀에게 물려줄 확률도 50%라고 설명했다.
유럽 정자은행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대표 줄리 파울리 부츠는 CNN에 "이번 사례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 기증자는 요구 기준을 넘는 수준으로 철저하게 검사받았지만, 예방적 유전자 검사는 그 한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약 2만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것을 찾아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개인의 유전자 풀 내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츠는 단일 기증자를 통해 태어날 수 있는 자녀 수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52818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