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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상원, 계엄 한달 전 “양정철 체포해야”…체포명단 관여 정황

무명의 더쿠 | 05-28 | 조회 수 8099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12월 말 김봉규 정보사령부 대령을 조사하면서 지난해 11월9일 경기도 안산의 한 카페에서 노씨로부터 ‘지시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대령은 에이(A)4 15~16장 분량의 지시서에 “선관위에 큐알(QR)코드 시스템을 도입한 양정철은 출국금지와 체포영장을 받아 체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진술했다. 김 대령은 또 “민유숙 전 대법관이나 각종 여론조사 업체 10여곳 대표, 양정철, 김어준 등을 포함해 대략 20여명 정도가 ‘부정선거’와 관련됐다고 기재됐다”고 밝혔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사전투표용지에 사용된 큐알코드(정보무늬)로 투표자의 인적사항 등이 불법으로 수집되며 여기에 저장된 정보가 해킹될 경우 실제와 다른 투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들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배경엔 중국 등에서 전자개표 방식 등을 공부한 양 전 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했다. 양 전 원장은 이런 주장에 대해 “황당한 상상, 무계한 억측, 억지스러운 주장에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민 전 대법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낸 2020년 4월 총선 비례대표 선거무효 소송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노씨가 지시서를 김 대령에게 건넨 지난해 11월9일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추후 체포 명단으로 이어지는 이름들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메모한 날이기도 하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면서 지난해 11월9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더불어 방송인 김씨, 양 전 원장,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실제로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계엄군에 하달된 체포 명단과 대체로 일치한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 명단에 대해 “(지난해) 11월9일 점심때 (김용현 전) 장관에게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같은 날 노씨는 김 대령에게, 김 전 장관은 여 전 사령관에게 양 전 소장과 김씨를 언급한 것이다.

지금까지 체포 명단이 작성된 경위로는 “윤 전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부정적으로 언급한 인물”(여 전 사령관 검찰 진술)들의 모음 정도만 알려져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11월 군사령관들과의 모임에서 체포 명단에 오른 인물 개개인을 품평한 적이 있는데, 박근혜 정부 때 대구고검에 좌천돼 있던 자신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했을 정도로 가까웠던 양 전 원장에 대해선 “부정선거 관련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사람 정도로 평가했다고 한다. 양 전 원장이 체포 명단에 오른 이유를 따져보면, 윤 전 대통령의 품평보단 노씨의 설명이 더욱 구체적인 셈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비상계엄 선포 약 한달 전부터 노씨,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이 긴밀하게 논의하면서 체포 명단이 완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씨는 지난해 11월4일과 6일에도 김 전 장관 공관에 방문한 사실도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시기에 체포 명단을 포함해 광범위한 비상계엄 모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노씨는 또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인사명령을 통해 합동수사단을 띄우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조사하는 수사2단을 직할하려 했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는 방첩사령부가 담당하고, 수사2단은 중앙선관위 조사에 집중하는 등 서로 ‘역할 분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역할 분담도 노씨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노씨가 체포 명단 작성에 관여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그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비상계엄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앞서 검찰은 수사보고서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내용이 담긴 계엄 후속 조처 문건 등을 “노상원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노씨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2021년부터 ‘YP(와이피)작전계획’ 등의 문건을 작성하며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매진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48055?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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