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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후보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여성이자 성폭력 생존자인 한 시민입니다.
우선,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비동의강간죄를 공약에 담아주신 권영국 후보님께 강간 생존자로서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동의강간죄가 소위 ‘젠더갈등‘의 소재, 혹은 ‘사회적 합의’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이 시국에 권영국 후보님마저 계시지 않았다면 비동의강간죄가 말 그대로 ’죽고 사는 문제‘인 저에게 이번 대선이 얼마나 절망스러웠을지 상상만으로도 두렵습니다.
다음으로, 염치불고하고 권영국 후보님께 제 피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이번 대선에서 비동의강간죄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는 데 힘을 보태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염치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버거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렇게 부탁을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 모자이크)
모든 걸 잊어버리자 마음먹고 간신히 일상을 살아가던 저는, 작년 가해자가 승승장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다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올해 1월에는 결국 다시 자살시도를 했다가 구조되었습니다. 이랬던 저를 살렸던 것은 남태령의, 한강진의, 여의도의, 광화문의 광장이었습니다. 광장은 폭력 앞에 사람이 혼자 서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광장은 폭력 앞에 모이면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광장에 나갔고, 광장에서 밤을 샜고, 광장에서 윤석열 없는 세상을 위한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외쳤습니다.
권영국 후보님, 이렇게 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주제 넘는 짓을 한 것 같고, 제 이야기가 어떤 가치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후보자님께서 광장의 목소리를 들으시는 유일한 후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간절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제 이야기는 얼마든 공유해주셔도 괜찮습니다. 후보님, 비동의강간죄도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임을 꼭 알려주세요. 저는 하루하루 저를 죽이지 않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비동의강간죄가 도입되어 누군가는 저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면 그보다 큰 위안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간곡하게, 절실하게 부탁드립니다.
한 청년 여성 시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