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식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 대표의 세계관 중 이런 것이 있다. 이 대표는 대담집 『공정한 경쟁』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자유로운 세상은 정글이죠. 또한 정글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습니다. 약육강식입니다. 강자가 다 먹는 세상이죠. 미국은 이런 정글의 법칙, 약육강식의 원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아요. …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보는 것이죠. … 저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다시 도약해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식 자유의 가치를 사회 전반에 받아들이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 대표가 생각하는 공정의 핵심인 듯하다. 정글에서와 마찬가지로 강자가 다 먹는 세상 말이다. 비유하자면 사자와 사슴이 붙었을 때 “자, 둘이 공정하게 싸우세요. 글러브는 똑같은 걸 끼시고요, 2대 1로 싸우거나 무기 들면 안 돼요. 오로지 1대 1로만 맞짱 뜨는 겁니다”라며 심판을 본다.
그리고 사자가 싸움에서 이기면(사자가 사슴과 싸워 질 리가 있나?) “이게 공정한 세상입니다, 여러분. 이 둘은 공정하게 1대 1로 맞짱 뜬 거니까요. 잔인하다고요? 약육강식이야말로 자연의 섭리이자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에 오른 원리라고요!” 뭐 이렇게 주장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첫째, 이 주장에서 거슬렸던 부분은 “미국을 따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 대표의 강자 추종 의식이다. “우리도 미국처럼 잘 살기 위해서”는 박정희를 비롯해 세계 수많은 독재자들이 외쳤던 레토릭 아닌가?
“미국이 강대국이다”라는 말과 “미국의 약육강식 사회를 따라 해야 강대국이 된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왜냐하면 미국의 성공 요인이 약육강식 사회라는 증거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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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미국은 성공을 위해 너무 많은 비윤리적인 짓들을 저질렀다. 군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다거나, 남미의 주도권 회복과 글로벌 자본의 이익 수호를 위해 칠레 아옌데 대통령을 암살했다거나 하는 등의 일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미국처럼 잘 살기 위해 우리도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 대통령을 암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이 대표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어이쿠, 그래야죠. 미국처럼 잘 살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하겠어요?” 뭐 이럴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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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표의 사고에는 이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사회적 다윈주의라는 철학이 있다. 사회진화론, 혹은 사회적 다윈이즘(social Darwinism)이라고도 불리는 이론이다.
그리고 이 이론은 19세기 후반 윌리엄 섬너(William G. Sumner)라는 사회학자 겸 경제학자에 의해 이 대표가 좋아라 하는 미국에 도입됐다. 섬너는 “적자생존은 문명의 법칙”이라고 주장하면서 부적자, 즉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생존하는 것은 문명을 거스르는 일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약자가 죽는 것이 문명의 법칙이라는 이야기인데 딱 정글 자본주의 미국을 워너비로 삼는 이준석 대표의 생각 아닌가?
그런데 이 대표가 모르는(사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부분이 있다. 사회적 다윈주의가 선진국들이 벌인 수많은 제국주의적 침탈의 사상적 기반이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사상은 당연하게도(!) 나치의 인종 차별과 일제 조선 침탈의 이론적 기반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 이론은 19세기 후반 윌리엄 섬너(William G. Sumner)라는 사회학자 겸 경제학자에 의해 이 대표가 좋아라 하는 미국에 도입됐다. 섬너는 “적자생존은 문명의 법칙”이라고 주장하면서 부적자, 즉 적응하지 못한 사람이 생존하는 것은 문명을 거스르는 일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약자가 죽는 것이 문명의 법칙이라는 이야기인데 딱 정글 자본주의 미국을 워너비로 삼는 이준석 대표의 생각 아닌가?
그런데 이 대표가 모르는(사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부분이 있다. 사회적 다윈주의가 선진국들이 벌인 수많은 제국주의적 침탈의 사상적 기반이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사상은 당연하게도(!) 나치의 인종 차별과 일제 조선 침탈의 이론적 기반으로 발전했다.
영국은 이 사상을 기반으로 자신들이 인도를 침탈한 것을 자연의 섭리로 포장했다. 왜냐? 자기들이 더 세니까! 사회적 다윈주의에 따르면 센 놈이 살아남고 약한 놈이 죽는 게 우주의 법칙인데 뭐가 문제냐는 거다. 독일의 나치즘도 마찬가지다. 게르만 백인이 가장 세니까! 우월한 인종이 열등한 인종을 다 죽이는 게 뭐가 문제냐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대표는 답해보라. 일제의 조선 침략은 정당한가? 그의 철학에 따르면 센 놈이 약한 놈 패는 건 아무런 문제가 아니지 않나? 심지어 약한 놈이 죽어야 하는 건 자연의 섭리(!)이기까지 하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는 변명은 받아들이지 않겠다. 당신이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 미국식 정글 자본주의가 바로 그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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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지금 지옥문을 열려 하고 있다. 지옥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1대 1 경쟁에서 패한 사슴은 하나 둘씩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이 참혹한 일이 벌어지도록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이준석 대표가 지향하는 정글 자본주의에 단호히 맞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ttps://www.vop.co.kr/A00001577764.html
2021년 긴사설인데 이준석을 잘 이해하고 설명한거같음
꼭 원문 기사를 읽어보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