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생산 후 남은 음식 ‘반값’…빵 4개에 1만원 미만
버려질 음식물도 저렴하게 구매…가치소비와 맞물려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남은’ 음식을 구매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확산하는 ‘절약 소비’ 트렌드에 ‘의미’를 중시하는 2030세대의 성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이 모 씨(28)는 퇴근 시간대마다 앱 ‘럭키밀’을 들여다본다. ‘럭키밀’은 지난해 5월 모난돌컴퍼니가 출시한 서비스다. 당일 생산하고 남은 음식을 반값에 제공한다. ‘럭키백’을 예약하면 사용자는 남은 음식을 무작위로 구매할 수 있다. 베이커리류가 대부분이지만 반찬과 포케, 샐러드 등 품목은 다양하다.
이 씨는 “빵 하나에 4000~5000원이 기본인데 ‘럭키백’ 예약에 성공하면 빵 서너개를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며 “식사빵을 여러 개 구매하면 도시락을 쌀 때도 유용해 몇 끼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럭키밀’ 앱은 설립 이후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이용자 중 70%가 20대와 30대다. 3월 주문 건수는 전월 대비 238%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도 191% 올랐다.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을 싸게 판매하는 ‘어글리어스’도 주목받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은 외형이 일정하지 않은 농산물을 의미한다. 맛은 그대로지만, 생김새 탓에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다. ‘어글리어스’는 전국 농가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소포장 후 정기 배송한다. 유통 단계를 줄여 못난이 농산물을 30~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지난 16일부터는 ‘바로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정기구독 서비스 외 장보기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소용량 소포장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한다. 일부 제품은 ‘당일 출발’한다. 하림, 비비드키친 등 일반 식품사까지 입점했다.
사용자가 늘면서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 어글리어스를 운영하는 ㈜캐비지는 지난해 121억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9%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에서도 절약 심리를 활용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GS25의 ‘마감 할인’ 매출은 지난해 1년간 5.3배 성장했다. 마감 할인 이용 고객은 20대가 38%, 30대가 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마감 할인을 두 차례 이상 이용한 재구매 고객 비중도 50%에 달했다. 마켓컬리의 못난이 채소 브랜드 ‘제각각’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감 식품이나 못난이 채소의 경우 소용량, 소포장 위주로 판매돼 1인 가구 비중이 많은 2030세대의 입장에서 체감되는 구매 비용이 적다”며 “버려질 뻔했던 음식을 반값에 구매해 환경도 지키고 본인의 지출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소비’ 트렌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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