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의투표소에 도착한 시각장애인들은 서울시 선관위 직원으로부터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를 받았다.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는 시각장애인의 투표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기호와 후보의 소속 정당, 이름 등이 점자로 새겨져 있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보조용구에 끼워 시각장애인에게 전달했다. 박인범 씨는 손끝으로 후보자 이름과 정당 그리고 도장을 찍기 위해 파여있는 홈을 확인했다.
시각장애인들의 투표는 공직선거법 157조 6항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가족 또는 선거인이 지명한 2인의 투표보조인이 함께할 수 있다. 투표소 방문이 어려운 경우엔 자택에서 거소투표도 가능하지만 신고 기간을 놓치면 거소투표가 불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약 23만 3천3백 개의 점자형 투표보조용구가 배포되었다고 전했다. 올해 총선 비례대표 용지가 역대 최장인 것처럼,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도 역대 가장 길게 제작되었다.
사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투표장으로 가는 길 자체가 험난하다. 시각장애인 박인범 씨와 조재헌 씨는 모의투표를 위해 서울시 선관위로 향하는 내내 흰지팡이를 소지하고 근로지원인의 도움을 받아 보행했다. 이날 박 씨와 조 씨가 모의투표를 하러 가는 길은 아슬아슬해 보였다. 인도에 유도블록이 없거나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이동 수단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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