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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정체성도 바꿨다"…트로트는 만능 열쇠일까, 마지막 선택일까 [리폿-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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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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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사라졌던 얼굴들이 다시 조명을 받는 곳, 바로 트로트다. 연예계에는 잘 안 풀리면 트로트라는 공식이 생긴 걸까. 과거 아이돌, 배우, 개그맨 등으로 활동했던 이들이 하나둘 트로트 무대로 향하고 있다. 명확한 공통점은 있다. 본업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는 것. '생존을 위한 전향'이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트로트는 만능 열쇠일까. 마지막 선택일까. 물론 트로트가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지금의 트로트 시장은 K-콘텐츠의 황금지대 중 하나다. 충성도 높은 팬덤, 꾸준한 무대와 지역 공연까지 생태계도 탄탄하다. 문제는 그 진입 동기다. '트로트가 좋아서'가 아니라 '여기가 마지막 출구 같아서'라는 이유로 트로트 무대에 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

이 흐름이 반복되면서 '트로트 전향'이라는 단어 자체가 식상해졌다. 심지어 '전향'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장르를 잠깐 거쳤다 가는 이들도 있다. 정통 트로트의 맥을 잇겠다는 뚜렷한 목표보다는, 트로트가 잠깐 뜨니까 '해본다'는 태도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기획사의 전략으로, 어떤 이는 '먹고살기 위해' 마이크를 잡는다. 팬덤은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다. 진심이 없으면, 기술이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진심 없는 도전은 결국 장르를 소모시킬 뿐이다.

가장 먼저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으로 긴 무명 생활 끝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가수 임영웅, 영탁, 장민호의 성공 신화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들의 성공은 '트로트 그 자체에 대한 이해와 실력'이 뒷받침됐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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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워요 소나기'로 데뷔한 임영웅은 본래 발라드 가수를 꿈꿨으나 트로트로 전향했다. 임영웅은 한 프로그램을 통해 "발라드로 대회에 나갔을 때는 박수도 못 받았지만, 포천의 한 가요제에 나갔을 때 관객 연령대를 고려해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불렀는데 최우수상을 탔다. 트로트로 거의 모든 대회를 나가 일등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임영웅은 2020년 '미스터트롯'에 출연, 전체 득표수의 25%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당히 진(眞)을 차지하며 단숨에 대세 가수로 등극했다.

영탁은 2007년 싱글 '사랑한다'로 데뷔해 발라드와 R&B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2016년 트로트로 전향, '누나가 딱이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20년 '미스터트롯'에서 선(善)에 오르며 트로트 흥행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장민호는 1997년 그룹 유비스로 데뷔한 후, 발라드 그룹 바람을 거쳐 2011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그는 긴 무명 생활 끝에 '미스터트롯'으로 주목받으며 전성기를 맞았다.

트로트를 선택했다고 해서 모두가 임영웅, 영탁, 장민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세'를 쫓아간 장르 전향이 진정성 없는 선택처럼 보일 위험도 있다. 목소리의 색깔, 장르의 이해, 무대 위에서의 호흡, 트로트는 만만한 장르가 아니다. 일시적인 주목은 가능할지 몰라도, 진짜 실력과 감성이 없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실제 일부 스타들은 '트로트가 안 어울린다'는 혹평과 함께 되려 이미지 소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알앤비(R&B) 그룹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맴버 환희는 지난해 11월 방송한 MBN '현역가왕2'에 출연, 본격적으로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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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환희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트로트를 하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의혹들이 있었다. '밀어주기'를 한다고. 우리 회사에서 콘서트 업체에 투자해 밀어준다더라. 해온 장르가 아니라서, 전 R&B를 하지도 않았는데 '(트로트 발성이 아니고) R&B다'라고 하기도 하더라. 오히려 더 많이 연습했다. 데뷔하기 전보다 더 연습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같은 팀 멤버 브라이언은 팬들이 '환희를 제발 말려주세요', '트로트 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반응을 보내왔다며 "이 친구가 선택한 길이라면 존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왜 말려야 하느냐"고 단호한 입장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쌍둥이 트롯 듀유로 유명한 윙크 역시 2008년 개그우먼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윙크는 '천생연분', '부끄부끄', '얼쑤' 등 다수의 히트곡을 갖고 있다.

윙크 강주희는 21일 SBS 러브FM '유민상의 배고픈 라디오'에 출연해 "다들 저한테 '어떻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라며 "한창 이름 날리고 여기저기서 찾을 때 '왜 나가냐. 후회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고 처음 가수로 전향할 때 주변의 만류가 이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예계는 냉정하다. 그래서 트로트로 눈을 돌리는 그 선택 자체를 섣불리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트로트는 임시 피난처가 아니라는 것. 그 선택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단지 생존을 위한 전략인지, 대중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무대는 언제나 열려 있다. 다만, 오래 머무는 건 또 다른 노력의 몫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213/000133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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