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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익산 모녀에겐 죽음보다 멀었던 복지제도···번번이 ‘닿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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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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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의 시신이 집에 있다는 내용의 쪽지를 목에 건 채 숨져있었다. 경찰이 집을 찾아가보니, 50일 전 세상을 떠난 딸이 방 안에 누워있었다. 이들의 죽음에는 ‘익산 모녀 사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 19일 익산경찰서와 익산시 등에 의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모녀는 생계고와 지병으로 고생하던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당국과 지자체 등이 파악한 이들의 기초생활급여 수급 기록을 보면, 복잡하게 설계된 복지제도의 한계가 드러난다.
 

첫째 딸 취업으로 의료·생계급여 탈락, 생활고 커졌을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과 보건복지부가 지자체로부터 파악한 내용을 보면, 사망자인 60대 A씨는 두 딸과 함께 지내온 3인 가구였다. A씨는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정돼 2006년 7월부터 생계·의료·주거급여 등을 받아 생활해왔다. 20년 가까이 빈곤가구로 지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 첫째 딸 B씨가 취업을 해 월급을 받게 되면서 생계·의료급여가 중단됐다. 월 120만원 상당이던 수급액은 20만원(주거급여)으로 줄어들었다. B씨의 월급으로 생활비를 충당했으나, 액수가 적어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 관할 지자체에서 B씨가 주거를 분리해 나가면 급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B씨가 전월세를 얻어서 나가면 생활비가 추가로 더 들게 되고, 주소지만 옮기면 위장전입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B씨가 결혼을 해 독립해 나가면서 A씨와 둘째 딸 C씨는 다시 생계·의료 급여 수급 대상자가 됐다. 큰 딸이 부양의무자에 해당되긴 하나 연 소득이 1억3000만원 이하라 나머지 가족을 부양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 가족은 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 아마 A씨 가족은 본인들이 다시 수급 대상이 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지자체 담당자가 먼저 이들이 신청대상이 된 것을 인지하고 알려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A씨 가족의 생활고는 급여 중단 시기부터 점점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기관지 관련 질병으로, C씨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을 자주 이용해야 했다. 의료급여 혜택이 중단되면서 의료비 부담이 급격하게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위기가구 열심히 발굴해도, ‘너무 어려운’ 복지제도 한계


A씨 가족의 사례는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4년 서울 송파구 단독주택 반지하에서 세 모녀 일가족이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있었다. 어머니 박씨가 다쳐서 식당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족의 수입이 크게 줄었음에도, 엄격한 부양의무자 조건 등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되지 못했다. 2019년에는 치매를 앓던 80대 여성과 50대 딸이 서울 중랑구에서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기초연금 25만원만 수급해 생활했으나 공과금을 꼬박꼬박 내는 바람에 위기가구 안전망에 포착되지 않았다.

이후로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기준인 건강보험료, 전기세 등 각종 데이터를 47종까지 늘려 시스템으로 위기가구를 자동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긴급복지 생계지원금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이번 익산 모녀 사건처럼 여전히 있는 제도에 가닿지 못하고 고독사, 빈곤사를 하는 경우는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 확인 결과 A씨 가족도 이 같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자동으로 1차 검토 대상자로 올랐다. 월세 미납 기록 등으로 인해 ‘월세취약가구’로 인지된 것이다. 하지만 주거급여를 지급받고 있다는 이유로 지자체에 통보 대상이 되는 위기가구에서는 제외됐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정부는 10년째 위기가구 발굴 위주의 복지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지 제도 자체가 이용 및 신청이 쉽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정부가 매년 수십만 위기가구를 발굴해도 공적 복지로 연결되는 비율이 3%가 채 안 되는 것은, 대상자 선정 기준을 너무 좁고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자녀의 부양 의무를 덜어주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내에서 자녀의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급여대상 산정 시 제외하는 ‘자립지원 별도가구 특례’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A씨 가족은 이를 적용받지 못했다. 이 제도에서는 18~34세 사이의 자녀만 부양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A씨의 큰 딸은 30대 후반이었기 때문이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위기가구를 적극 발굴하고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립된 가구들을 공공이 어떻게 앞서서 네트워킹 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농어촌 지역에서는 주민들끼리의 관계가 밀접한 부분이 있어서 위기가구가 잘 노출되는데, 지역 중소 도시는 주민들끼리 교류도 없고 서울에서 내려온 1인 가구들도 많다보니 위기가구가 고립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마을 조직, 비영리 조직을 활성해서 공공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aver.me/FK0J6G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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