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공판에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주요 정치인 체포 임무를 맡아 국회로 출동했던 방첩사 장교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 증언에 따르면, 계엄선포 뒤 2024년 12월 4일 오전 0시 25분에 방첩사 체포조 중에서는 가장 먼저 출발한 팀을 이끌었던 사람이 A씨다. 당시 비상 소집된 인원이 방첩사로 출근해 5명씩 체포조가 구성되는 대로 출동을 시켰는데 그 중 가장 빨리 구성된 팀이었다.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은 12월 3일 계엄 선포 뒤 방첩수사단원들이 모이고 있던 방첩사 1층 로비에서 이재명 당대표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체포를 우선 할당했고, 그 중에서 이재명 체포를 할당받은 A씨가 가장 먼저 출발하게 됐다. 이들은 출발 전 방검복, 방검장갑, 삼단봉, 포승줄, 수갑 등의 장비가 들어 있는 배낭을 지급받아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출발했다.
'이재명을 체포하라'는 것 외에 다른 지시는 없는 상황에서 국회로 이동하는 가운데, 당시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으로부터 전화로 '일단 국회로 가면 되고, 경찰 연락처를 줄 테니 연락해서 만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어 문자로 정아무개 경감의 전화번호와 함께 총 7명의 경찰 명단을 전달받았다. A씨는 당시 상항에 대해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 물음표가 많은 상황에서 나갔다"고 증언했다.
오전 0시 38분 경 김대우 단장이 그룹통화로 체포조에게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을 우선 체포하라' '경찰이나 현장 병력에게 신병을 인계받아서 수방사 구금시설로 이송하라' '포승줄과 수갑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는 체포조가 모여 있는 카톡방에도 문어체로 정리돼서 올라왔다.
A씨는 경찰과 만날 장소도 정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국회 앞에 도착해보니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A씨는 4일 오전 1시 1분 경 '현장에 들어가고 있는데, 시위 인파가 많습니다'라고 보고하면서 현장 사진을 보고했다.
A씨는 "(국회 앞에) 인원이 많은 것도 있지만 김대우 단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을 때부터 사실은 이게 그대로 실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고, 기억하기로는 저희가 제일 먼저 갔는데, 제가 뒤에 오는 조에게도 위험하니 오지 말라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와 체포조 일행은 차를 도로가에 세운 채 내리지 않고 대기하다가 오전 1시 45분 경 철수지시가 내린 뒤 방첩사로 복귀했다.
여인령 사령관의 변호인은 '당시 팀원들의 분위기는 어땠느냐'고 물었는데, A씨는 한참을 아무 대답을 하지 않다가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했지만 이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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