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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힘들다 말도 안 해, 이렇게 위험한 일인 줄은”…SPC 공장 사망 노동자 빈소엔 통곡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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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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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98478.html

 

“리더십이 강하고, 심성이 착한 친구였는데…”

지난 19일 새벽 3시1분께 경기 시흥 에스피시(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참변을 당한 여성 노동자 ㄱ(56)씨를 친구 ㄴ(57)씨는 이렇게 떠올렸다. 20일 오후 ㄱ씨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ㄴ씨는 그와 34년 지기다. ㄴ씨는 “처음에는 누구 엄마로 만났다가, 아이들 돌잔치랑 결혼식도 다 본 사이”라며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않을 때도 주변에 도움을 많이 준 너무 착한 친구”라고 떠올렸다. “친정엄마가 돌아가실 때도 안 울었다”던 ㄴ씨는 친구의 영정 앞에서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ㄱ씨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 마지막으로 남은 이름도 ㄴ씨였다. “18일 오후 5시24분에 통화했는데, 버스 안이라고 하길래 ‘건강하게 잘 지내면 됐다’고 얘기했어요. 고인이 ‘내일 퇴근하면서 전화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어요.” ㄴ씨는 10여년 전 ㄱ씨가 밤을 새워 일하는 2교대 근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줄곧 ㄱ씨 건강을 걱정해왔다. 마지막 통화도 ㄱ씨 출근 시간에 맞춰 안부를 묻는 전화였다.

경찰은 ㄱ씨가 뜨거운 빵을 식히는 데 사용되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벨트에 끼이면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ㄴ씨는 “교대 근무를 하니 얼굴색이 안 좋아졌길래, 다른 일을 하라고 말렸다”면서도 “힘들다는 말도 잘 안 해 위험한 일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가족들 역시 ㄱ씨의 일이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ㄱ씨의 동생 ㄷ(54)씨는 “가족을 많이 챙기는 아주 밝은 사람”이라며 “15년 가까이 주야 2교대를 했는데, 항상 괜찮다고만 했다.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일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ㄷ씨는 “너무 속상하고 원통하다. 꿈을 꾸는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에스피시 계열사에서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0월에는 평택 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서, 2023년 8월에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에스피시삼립 김범수 대표이사는 전날 사과문을 내어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건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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