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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괴물 마트 생기더니 골목·시장 다 죽었다”…의무휴업일 비웃는 생태계 교란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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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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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한 대형 식자재마트. 총면적 약 4600㎡에 달하는 이곳은 건물을 총 3개동으로 나눠 1000㎡ 이하 소매점으로 등록해 운영하고 있다. 각 동 면적은 997㎡, 998㎡, 999㎡다. 미세하게 1000㎡를 넘지 않으면서 연면적을 3000㎡ 밑으로 맞춘, 이른바 ‘쪼개기 건축’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곳은 대형마트들과 달리 전통시장 1㎞ 내에서도 ‘24시간’ ‘연중무휴’ 영업을 벌인다.

인근에서 20여 년째 과일 장사를 하는 김 모씨는 “식자재마트 하나가 들어서니 손님을 다 흡수해간다”며 “주변에서 과일, 채소 장사를 하던 우리는 먹고살 길이 막막해졌다”고 토로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를 받지 않는 식자재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유통 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유통산업 발전법은 전체 매장면적이 3000㎡ 이상인 곳은 대형마트로 분류해 영업시간 등의 규제를 받도록 하고 있다. 월 2일 의무휴업, 오전 10시 이후 개장,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1㎞ 이내 점포 개설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쪼개기 등의 방식으로 대형마트 규제를 빠져나가는 식자재마트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일부 식자재를 ‘미끼 상품화’해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도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일부 식자재마트는 각 지점 건물을 1000㎡ 이하로 여러 개 짓고 이를 연결해 하나의 마트처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영업면적이 대형마트와 다를 게 없음에도 이들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전국 식자재마트들이 골목상권의 새로운 포식자가 된 지 오래”라며 “이로 인해 전통시장 상인이나 중소 슈퍼마켓 사업자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다.

일각에선 식자재마트의 ‘갑질’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식자재마트가 미끼 상품과 고객 감사세일을 명목으로 식품 유통 상인에게 원가 이하 납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매 중단이나 거래처 변경 등 ‘갑질’을 벌인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마트들이) 상시적 세일로 납품업자들에게 원가 이하의 납품을 강요하고 지나친 입점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국내 주요 식자재마트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규제 무풍지대가 되자 식자재마트들의 몸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예컨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대 식자재마트인 ‘식자재왕마트’ ‘세계로마트’ ‘장보고식자재마트’의 매출 합계는 2014년 3251억원에서 2023년 1조680억원으로 3.2배 급성장했다. 유통업계에선 올해 빅3 식자재마트 총매출이 1조 2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 1803개에 달했던 식자재마트 사업체는 지난해 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점포 수(368개)의 6배 규모다.

이처럼 식자재마트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법 개정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식자재마트 규제 법안 22건이 발의됐고, 22대 국회에서도 15건이 발의 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유통업계 한 고위 임원은 “식자재마트 쪼개기 건축에 대한 규제가 가해지지 않으면 소비 침체 속에 대형마트들과 소상공인 모두 이중으로 피해를 본다”며 “대형마트들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완화하고 식자재마트들의 편법 운영은 엄정히 제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강변했다.

https://v.daum.net/v/2025052009030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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