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어머니 밥 좀 주세요.’ 그렇게 말했던 어떤 얼굴은 지금도 오씨의 꿈에 나온다. 시민들은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머리띠를 두른 채 밥과 물을 구했다. “그게 남의 자식일 수가 있나. 다 내 자식 같은데···.” [1980년 광주가 2025년 광장에게]
5,847 15
2025.05.20 08:22
5,847 15

“선결제 뉴스 보고 저게 ‘주먹밥’이구나 했지” [1980년 광주가 2025년 광장에게]

 

 

 

‘그 시절’로 돌아갈까 봐 123일을 하루같이 전전긍긍했다. 1980년 5월의 거리에서 만났던 얼굴이 유독 많이 생각나는 날들이었다. 탄핵이 인용되던 4월4일 오씨는 멸치 가게 좌판에서 함께 TV 중계를 보다가 선고 결과를 듣고 양동시장 골목을 춤추며 다녔다.

 

 



 

 

“용감한 시민들이야말로 광주의 유산이지. 젊은이들이 아주 자랑스러워.” 45년 전 양동시장 노점 상인으로 시위대를 위해 주먹밥을 만들었던 오옥순씨(80)는 여전히 양동시장 한편을 지키고 있다. 사탕과 과자 같은 주전부리를 판다.

(중략)

 

양동시장에는 오씨와 함께 1980년 5월 주먹밥을 만들던 ‘동지’들이 여전히 있다. 대개는 죽거나 떠났다. 남은 이들은 별말 안 해도 눈짓만으로 의지가 되는 얼굴들이다. 45년 전 봄, 이유 없이 죽어간 수많은 목숨의 목격자들이기도 하다. “5월27일 항쟁 마지막 날, 상무관(현 5·18민주평화기념관 5관)에 갔더니 관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랑 관마다 소주병이랑 잔이랑 놓고··· 그런 건 잊을 수가 없지. 눈 없는 사람, 입 없는 사람··· 얼굴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상했는지 내가 가족이라고 해도 못 알아볼 거 같더라고. 그런 역사를 또 되풀이하는 게, 그게 계엄이야. 그래서 나는 윤석열을 윤석열이라고도 안 해. 이름 부르기 싫고 욕도 아까워. 나는 그냥 ‘철판’이라고 불러. 전두환 때는 슬그머니 넘어갔지만 이번엔 절대 그러면 안 돼. 그건 정치 보복이 아니야. 그래야 역사가 반복이 안 돼.

 

 

‘어머니 밥 좀 주세요.’ 그렇게 말했던 어떤 얼굴은 지금도 오씨의 꿈에 나온다. 시민들은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머리띠를 두른 채 밥과 물을 구했다. “그게 남의 자식일 수가 있나. 다 내 자식 같은데···.” 노점 상인들은 500원이며 1000원씩 형편껏 돈을 걷었다. 양동시장 길 건너에 양동방앗간(현재 양동행정복지센터 자리)이 있었다. 그 집에 세들어 살던 또 다른 노점 상인이 방앗간 사장에게 사정사정해 밥을 쪄왔다. 찐 밥을 ‘구루마’에 실어 골목을 이용해 옛 보성상회로 옮겼다.

 

 

보성상회가 있던 자리는 현재 재개발구역이다. 어수선한 골목골목을, 오씨는 익숙하게 걸었다. “요 가게에 지하가 있어서 숨어서 하기 좋으니까 여기까지 왔어. 소금밖에 못 넣는 주먹밥을 숨어서 만들었지. 주먹밥 만든 게 알려지면 우리도 총 맞아 죽을 거라는 얘기가 많았으니까. 이번에 광장에서 집회 참가자들 위해 선결제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뉴스로 보는데 ‘저게 주먹밥’이구나 했어. 나눔도 용기야.

 

 

‘그 시절’로 돌아갈까 봐 123일을 하루같이 전전긍긍했다. 1980년 5월의 거리에서 만났던 얼굴이 유독 많이 생각나는 날들이었다. “목숨 내놓은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롭게 사는 거야. 그 말을 잊지 말고 자꾸 해야 해. 서울에서 인터뷰 온다고 하면 귀찮아. 그래도 잊어버리면 안 되니까, 와주는 게 고마워서··· 내가 올해 또 이렇게 말이 많네.”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던 4월4일 오씨는 멸치 가게 좌판에서 함께 TV 중계를 보다가 선고 결과를 듣고 양동시장 골목을 춤추며 다녔다. “내가 이래이래 팔을 양쪽으로 흔들면서 ‘이겼다! 이겼다!’ 했지(웃음).” 그날 양동시장 곳곳에서 작은 잔치가 벌어졌다. 막걸리와 닭튀김을 사이에 두고 오씨를 비롯한 상인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오씨는 여러 차례 당부했다. “요만큼도 반성 없는 윤석열,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라고.

 

 


오옥순씨가 옛 보성상회 자리 앞에 섰다. 오씨와 노점상 상인들은 이 가게 지하에 숨어서 주먹밥을 만들었다.ⓒ시사IN 이명익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666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도르X더쿠] 올영 화제의 품절템🔥💛 이런 향기 처음이야.. 아도르 #퍼퓸헤어오일 체험단 336 01.08 24,81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6,80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98,28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5,2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04,84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4,9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2,65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2,6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7739 기사/뉴스 6년 연습 끝 미야오 된 수인 “아이유, 가수 꿈꾸게 해준 선배” [스타화보] 1 16:48 78
2957738 이슈 📀 2025년 써클차트 디지털음원 연간 곡 Top10 2 16:47 124
2957737 정치 "얼빠진 사자명예훼손" 극우단체 대표, 경찰 상대로 인권위 진정 3 16:46 164
2957736 유머 한결같은 타블로 이상형 2 16:45 807
2957735 이슈 계훈 데뷔 전 연습생 시절 직접 작사한 오디션 무대 16:43 189
2957734 유머 인터넷과 다르게 현실은 항상 따숩다는 애기엄마 15 16:43 966
2957733 이슈 ICE의 주부 총격 살해 사건 4분 전 영상 공개 9 16:43 1,001
2957732 이슈 우리나라 빵값이 일본이랑 비슷해질수가 없는 이유.jpg 9 16:42 1,314
2957731 정보 투썸 신상 마쉬멜로우 초코 케이크 오늘 출시🍓 11 16:42 1,234
2957730 이슈 2025년 써클차트 걸그룹 디지털음원 Top10 2 16:41 173
2957729 유머 운석열 미쳤네 ㄷㄷ 33 16:39 3,288
2957728 이슈 특이한 눈색을 가진 배우의 문제 1 16:39 697
2957727 유머 모 중겜에 나온 탈것 10 16:39 580
2957726 이슈 트럼프, "중간선거 지면 내가 탄핵소추 당한다" 6 16:39 504
2957725 기사/뉴스 블랙핑크 로제, 미국 ‘아이하트라디오 어워즈’ 8개 부문 후보 올라 2 16:38 123
2957724 기사/뉴스 [속보]채상병 수사 박정훈-계엄헬기 거부 김문상 ‘준장’ 진급 18 16:37 1,171
2957723 유머 <놀면뭐하니?> 김광규 60돌 잔치 스틸🎂 1 16:34 926
2957722 유머 생체 무기를 동원한 사람 16:34 277
2957721 유머 꼬리흔들고있는 돼지의 엉덩이가 하찮고 귀여움 6 16:33 1,060
2957720 유머 우리도 빻문 잘문 있다 3 16:33 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