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어머니 밥 좀 주세요.’ 그렇게 말했던 어떤 얼굴은 지금도 오씨의 꿈에 나온다. 시민들은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머리띠를 두른 채 밥과 물을 구했다. “그게 남의 자식일 수가 있나. 다 내 자식 같은데···.” [1980년 광주가 2025년 광장에게]
5,860 15
2025.05.20 08:22
5,860 15

“선결제 뉴스 보고 저게 ‘주먹밥’이구나 했지” [1980년 광주가 2025년 광장에게]

 

 

 

‘그 시절’로 돌아갈까 봐 123일을 하루같이 전전긍긍했다. 1980년 5월의 거리에서 만났던 얼굴이 유독 많이 생각나는 날들이었다. 탄핵이 인용되던 4월4일 오씨는 멸치 가게 좌판에서 함께 TV 중계를 보다가 선고 결과를 듣고 양동시장 골목을 춤추며 다녔다.

 

 



 

 

“용감한 시민들이야말로 광주의 유산이지. 젊은이들이 아주 자랑스러워.” 45년 전 양동시장 노점 상인으로 시위대를 위해 주먹밥을 만들었던 오옥순씨(80)는 여전히 양동시장 한편을 지키고 있다. 사탕과 과자 같은 주전부리를 판다.

(중략)

 

양동시장에는 오씨와 함께 1980년 5월 주먹밥을 만들던 ‘동지’들이 여전히 있다. 대개는 죽거나 떠났다. 남은 이들은 별말 안 해도 눈짓만으로 의지가 되는 얼굴들이다. 45년 전 봄, 이유 없이 죽어간 수많은 목숨의 목격자들이기도 하다. “5월27일 항쟁 마지막 날, 상무관(현 5·18민주평화기념관 5관)에 갔더니 관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랑 관마다 소주병이랑 잔이랑 놓고··· 그런 건 잊을 수가 없지. 눈 없는 사람, 입 없는 사람··· 얼굴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상했는지 내가 가족이라고 해도 못 알아볼 거 같더라고. 그런 역사를 또 되풀이하는 게, 그게 계엄이야. 그래서 나는 윤석열을 윤석열이라고도 안 해. 이름 부르기 싫고 욕도 아까워. 나는 그냥 ‘철판’이라고 불러. 전두환 때는 슬그머니 넘어갔지만 이번엔 절대 그러면 안 돼. 그건 정치 보복이 아니야. 그래야 역사가 반복이 안 돼.

 

 

‘어머니 밥 좀 주세요.’ 그렇게 말했던 어떤 얼굴은 지금도 오씨의 꿈에 나온다. 시민들은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머리띠를 두른 채 밥과 물을 구했다. “그게 남의 자식일 수가 있나. 다 내 자식 같은데···.” 노점 상인들은 500원이며 1000원씩 형편껏 돈을 걷었다. 양동시장 길 건너에 양동방앗간(현재 양동행정복지센터 자리)이 있었다. 그 집에 세들어 살던 또 다른 노점 상인이 방앗간 사장에게 사정사정해 밥을 쪄왔다. 찐 밥을 ‘구루마’에 실어 골목을 이용해 옛 보성상회로 옮겼다.

 

 

보성상회가 있던 자리는 현재 재개발구역이다. 어수선한 골목골목을, 오씨는 익숙하게 걸었다. “요 가게에 지하가 있어서 숨어서 하기 좋으니까 여기까지 왔어. 소금밖에 못 넣는 주먹밥을 숨어서 만들었지. 주먹밥 만든 게 알려지면 우리도 총 맞아 죽을 거라는 얘기가 많았으니까. 이번에 광장에서 집회 참가자들 위해 선결제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뉴스로 보는데 ‘저게 주먹밥’이구나 했어. 나눔도 용기야.

 

 

‘그 시절’로 돌아갈까 봐 123일을 하루같이 전전긍긍했다. 1980년 5월의 거리에서 만났던 얼굴이 유독 많이 생각나는 날들이었다. “목숨 내놓은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롭게 사는 거야. 그 말을 잊지 말고 자꾸 해야 해. 서울에서 인터뷰 온다고 하면 귀찮아. 그래도 잊어버리면 안 되니까, 와주는 게 고마워서··· 내가 올해 또 이렇게 말이 많네.”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던 4월4일 오씨는 멸치 가게 좌판에서 함께 TV 중계를 보다가 선고 결과를 듣고 양동시장 골목을 춤추며 다녔다. “내가 이래이래 팔을 양쪽으로 흔들면서 ‘이겼다! 이겼다!’ 했지(웃음).” 그날 양동시장 곳곳에서 작은 잔치가 벌어졌다. 막걸리와 닭튀김을 사이에 두고 오씨를 비롯한 상인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오씨는 여러 차례 당부했다. “요만큼도 반성 없는 윤석열,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라고.

 

 


오옥순씨가 옛 보성상회 자리 앞에 섰다. 오씨와 노점상 상인들은 이 가게 지하에 숨어서 주먹밥을 만들었다.ⓒ시사IN 이명익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666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워글래스 X 더쿠✨ 6초에 1개씩 판매되는 육각형 컨실러 '배니쉬 에어브러쉬 컨실러' 체험 이벤트 278 00:05 3,3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41,67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59,68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15,01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52,14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1,7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65,65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8,95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9 20.05.17 8,680,6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70,94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20,63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9417 유머 ????: 중동전쟁에 있어 알파고를 믿지 말아라, 그건 프로파간다다 07:13 130
3059416 유머 내 부 고 발 자 가 진 짜 무 서 운 이 유 3 07:12 309
3059415 유머 킥플립) 노래 가사가 그게 아닐텐데 2 06:51 349
3059414 유머 생각해보니 서러워서 눈물 맺힘 2 06:45 1,117
3059413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4 06:33 233
3059412 이슈 개인 유투브 첫 영상으로 미발매곡 직접 기타치며 스포한 아이돌 2 06:26 1,461
3059411 이슈 나영석・신우석・구글 사장 ‘세 리더의 백반 회동’ | 리더스런치 YOUTUBE ADS 06:11 963
3059410 팁/유용/추천 한번 맛보면 멈출수 없는 고추장 스팸 9 06:09 2,195
3059409 이슈 현실판 달려라하니 등장 1 06:07 1,034
3059408 이슈 칸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나홍진 <호프> 정보.jpg 11 05:56 3,438
3059407 이슈 5월에는 꼭 알아두자 ㅎㅎ 28 05:39 4,760
3059406 기사/뉴스 [단독] "사은품 여기서 만들라"… 예스24 직원, 모친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18 05:20 4,724
3059405 기사/뉴스 [단독] 국민연금 1700조 돌파…넉달만에 지난해 수익금 벌었다 [시그널] 5 05:16 1,330
3059404 이슈 똥 싸러가는 강아지 5 05:09 1,185
3059403 기사/뉴스 [속보][뉴욕증시] '이란 종전' 기대감에 이틀째 사상 최고…AMD, 18% 폭등 5 05:07 1,682
3059402 유머 부르면 대답하는 고양이 7 05:04 739
3059401 이슈 인스타그램 봇 계정 삭제 작업 중 26 04:56 5,539
3059400 유머 새벽에 보면 등골 서늘해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3편 2 04:44 328
3059399 정보 액정 보호필름 완벽 붙이기 24 03:44 2,295
3059398 이슈 7년 전 포켓몬 카드를 중고나라에서 15만원에 팔았던 사람 24 02:41 6,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