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곡리 인근서 42㎝ 크기 발굴
17만년전∼25만년전 지층 추정
여러 사람이 협업해 만들었을듯
“예술적-상징적 용도였을 가능성”
우리나라 최대 구석기 유적이 자리한 경기 연천군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양면석기(兩面石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주먹찌르개’가 출토됐다.
학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연천군 전곡리유적 인근에서 길이 42cm, 너비 16cm의 주먹찌르개가 발굴됐다. 무게는 약 10kg에 이른다. 구석기 시대 양면석기는 돌 양쪽 면을 대칭적으로 떼어내 날을 세운 석기를 일컫는다. 주먹도끼와 주먹찌르개, 주먹칼 등이 포함된다. 발굴된 주먹찌르개는 한쪽 끝이 뾰족해 찌르는 용도에 특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박성진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가 지난달 발표한 논문 ‘전곡리 85-12번지 출토 초대형 양면석기의 기술―기능적 분석’에 따르면 이 석기는 지층 최하층에서 발견됐다. 17만 년에서 25만 년 전 지층으로 추정된다. 입자가 굵고 표면이 거친 화강편마암이 좌우 균형을 이루도록 제작됐다. 마감 단계에선 석기의 끝 날을 다듬는 잔손질이 이뤄진 것도 확인됐다. 출토된 주먹찌르개의 크기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확인된 비슷한 양면석기 가운데 최대다. 경기 여주 연양리 유적에서 출토된 주먹찌르개(길이 32cm)나 경기 파주 주월리·가월리 유적의 주먹찌르개(길이 31cm)보다 훨씬 크다. 구석기 유물이 풍부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나온 것들과 비교해도 큰 편이다. 잠비아 칼람보 폴스 유적에서 길이 35cm, 탄자니아 올두바이고지 유적에서 길이 33cm 주먹도끼 등이 발견됐다. 무게도 평균 3, 4kg이어서 이번에 발굴된 주먹찌르개가 약 2.5배 무겁다.
양면석기는 사냥이나 가죽 벗기기, 식물 캐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학계에선 ‘구석기시대의 맥가이버 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 교수는 “이 초대형 양면석기는 고기를 자르거나 가죽을 무두질하는 정교한 작업보다 일격을 가하는 등 순간적 힘과 파괴력이 필요한 일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윗부분의 매끈한 자갈 면은 그 반동으로 손이 다치는 것을 막아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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