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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사칭·형수 욕설' 등 언급..."뒷이야기 알게되니 미안하다는 생각까지"
"이재명, 이념주의자 아닌 실용주의자, 우클릭 거부할 이유 없다"
"보수 더는 재생의 기회 갖지 못할 것...이재명 증오감이 정치동력 전부"
'보수논객'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16일 보수 진영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악마화' 시도에 대해 "그에게서 어떤 실체가 있는 악마적 요소를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찰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주필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한민국은 지금 검찰이 만들어내는 악의 상상된 공화국이 되고 말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이 후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것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도 "지성에 빛나는 그분들이 왜 폭력주의자 윤석열을 두둔하는 편에 서고, 국힘당을 맹종하고, 야밤의 굿판을 지지하며, 이재명에 대한 조작된 증오에 함몰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랫동안 독일 국민들이 어떻게 나치 체제에 동의해 가는지를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그 분들을 보고 비로소 이해에 이르게 됐다"면서 이른바 '계몽령'에 경도된 일부 보수 인사들을 우려했다.
또한 정 전 주필은 보수 진영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요소인 '검사 사칭', '형수 욕설' 등에 대해 언급했다.
'검사 사칭' 사건은 이 후보가 과거 검사를 사칭해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2002년 성남지역 인권·노동 변호사로 활동했는데,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의 '성남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했고 이를 취재하던 최철호 KBS PD를 적극 지원했다.
최PD는 김 전 시장이 인터뷰를 계속 거절하자 검사를 사칭해 통화했는데 이 과정에 이 후보가 관여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김 전 시장은 실제 억대 뇌물을 받은 것이 확인돼 2007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 전 주필은 "검사사칭은 KBS 피디가 도시개발 비리를 캐는 과정에서 수원지검 검사를 사칭을 했고, 시민운동가요 변호사였던 이재명이 경상도 말을 하는 검사 이름을 가르쳐 주는 장면에서 시작된 조작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칭한 사람은 피디였지 이재명이 아니었다. 그러나 KBS라는 거대기관의 피디는 선고유예로 사실상 무죄로 되고 이재명만 유죄 벌금형을 뒤집어썼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학력이랄 것도 없이 중고등학교를 생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재명의 사회생활은 처음부터 짓밟는 발길질에 그렇게 단련됐다"며 "미안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이재명의 악마 이미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할 정도지만 그에게는 길게보면 결코 나쁘지 않을 긴 이야기"라며 이 후보의 '상대원동 시장 연설' 동영상 시청을 추천했다.
그는 "이재명의 가족 이야기, 시장통에서 살아야했던 어린 이재명의 성장 이야기는 소설처럼 재미있다"며 "'여러분 다시는 그런 욕설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폭포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상대원동 연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강의 이야기를 그렇게 알게 됐다. 그 욕설을 마치 이재명이라는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부적이나 주문처럼 외워대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그들이 잔혹한 작은 악마들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주필은 "이재명은 이념형 인간이 아니다. 기회주의자요 동시에 실용주의자다. 그의 우클릭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보수는 더는 재생의 기회를 갖지 못할 것 같다. 이재명에 대한 증오감과 적대감이 배터리에 남은 정치동력의 전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