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관중 사망사고 이전에 창원시설공단이 진행한 정밀안전점검 기간이 업체 입찰 공고와 달리 단축돼 9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점검이 부실했던 것을 뒷받침한다.
창원시설공단은 이번 사고 전까지 창원NC파크 정기안전점검을 10차례, 정밀안전점검을 한 차례를 진행했다. 점검 결과는 모두 양호 등급이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 3월 29일 외벽 부착물인 루버가 떨어져 관중 3명을 덮쳤고 1명이 사망했다.
창원시설공단이 2023년 진행한 정밀안전점검은 2월 22일 시작해 3월 7일에 끝났다. 전체 일수는 14일, 업무일 기준 9일 만에 총 5층(전체 면적 4만 9107.6㎡) 건축물 안전 점검을 끝낸 셈이다.
이 같이 짧은 점검 일수는 다른 프로야구 9개 구단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전국 9개 구단 정밀안전점검 자료를 보면 1개 구단을 제외하면 최소 한 달 반 이상이 걸렸다.
구장별로 소요 기간을 보면 △잠실야구장 2024년 3월 28일~7월 5일 △고척스카이돔 2023년 4월 3일~7월 1일 △인천SSG 랜더스필드 2024년 8월 1일~9월 29일 △수원KT위즈파크 2024년 2월 1일~3월 16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2023년 1월 4일~2월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2023년 10월 13일~12월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3년 2월 13일~2월 27일 △부산 사직야구장 2023년 6월 28일~9월 22일로 확인된다.
점검 기간은 시설공단이 최초 계획과도 달랐다. 창원시설공단이 정밀안전점검 입찰 공고 때 작성한 과업지시서에 점검 기간은 2023년 2월 22일부터 3월 14일까지로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업체와 맺은 용역변경계약서에서 점검 일수는 2월 22일부터 3월 7일까지로 일주일 단축됐다.
시설공단이 무리해 점검 기간을 줄인 배경은 창원NC파크 준공일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NC파크는 2019년 3월 7일 준공했는데, 2023년 3월 7일은 준공 4년째 되는 날이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8조 2항을 보면 건축물의 정밀안전점검은 4년 이내 시행해야 한다.
건축물 안전진단 전문기관 관계자는 “창원NC파크 안전점검 담당자가 점검을 미리미리 챙기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며 “점검 자체가 늦게 시작하다 보니 업무일 기준 과업 기간이 10일도 안 되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경남도민일보가 확보한 최근 5년 창원NC파크 정기·정밀안전점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실 점검 정황은 또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정기안전점검 자료에 같은 사진이 4차례나 나온다. 사진 촬영 위치가 같은 것을 넘어 벽면 균열 모양이나 구조물 모양 등이 완벽히 일치한다.
이처럼 부실 점검 의혹이 이어지자, 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시설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여러 차례 점검에서도 문제를 못 잡아냈던 만큼 다시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조치 계획을 밝히고 최종적으로 점검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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