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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민주주의를 기증받습니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열린 수많은 탄핵 집회에서 민족문제연구소와 식민지역사박물관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에게 건넨 명함에 써진 문구다. 이 명함을 받고 깃발·응원봉·투쟁 기록 등 자신만의 ‘민주주의’를 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시민 518명이 모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는 16일 오후 5시부터 8월17일까지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민주주의와 깃발’ 전시를 연다. 지난 1월23일부터 4월14일까지 광장에서 시위에 나섰던 시민 518명에게 깃발과 응원봉 등 시위 도구와 시국선언문, 시민 발언, 집회 영상 등 각종 자료를 기증받아 열리는 전시다. 광장 시민 140명의 인터뷰와 여전히 ‘계엄’ 같은 현실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장애인, 해고노동자 등의 인터뷰가 실렸다. 기증받은 깃발 367개는 식민지역사박물관 외벽에 붙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5일 “지난해 12월3일부터 123일 동안 전국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투쟁으로 ‘빛의 혁명’이라는 성취를 마주했다.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 투쟁의 현장을 ‘민주주의와 깃발’이라는 전시로 재현했다”고 밝혔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이날 한겨레에 “명함을 통해 연락 오신 분들의 물건을 직접 받으러 가기도 하고, 집회 현장에 찾아가 시민분들을 인터뷰하며 현장에서 물건을 받기도 했다”며 “박물관이 해야 할 일인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 ‘12월3일, 어제와 다른 날들, 어제와 다른 나들’에서는 민주주의를 되찾은 시민들의 투쟁이 담겼다. 2부 ‘광장은 학교였고, 서로의 교과서였다’에서는 광장 시민이 ‘말벌 시민’이 되어, 먼저 싸우던 장애인·노동자 등 동료 시민에 연대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겼다. 3부 ‘과거가 현재를 돕는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에서는 동학농민운동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역사 속에서 깃발을 들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민중의 역사가 담겼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직도 진행 중인 ‘내란’을 끝내고 빛의 혁명으로 이룬 승리를 사회대개혁으로 완성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12월3일 이전부터 투쟁하고 있던 현장의 ‘동지’들과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함께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시 ‘민주주의와 깃발’ 개막식은 16일 오후 5시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내용은 온라인 전시 ‘오늘의 민주주의를 기록합니다’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