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홍 사장은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처음 알려진 직후 이재원 컨슈머부문장에게 “공정한 경쟁과 고객 편익이 우선”이라며 “경쟁사 비방을 절대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SK텔레콤 해킹으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을 이용해 번호이동을 권유하는 등 공포 마케팅을 전면 금지하라는 취지다. 지난달 30일에는 핵심 임원 대부분이 참석한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지침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홍 사장은 “SK텔레콤만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홍 사장이 마케팅 금지령을 재강조한 4월 말 이후 비정상적인 마케팅·광고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부 영세 판매점까지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지만 대리점·판매점 전반에 홍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전달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임 사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은 홍 사장 입장에서 ‘시장 호재’를 마다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에 비해 명백한 통신 업계 후발 주자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2273만명)은 물론이고 KT(1316만명)와 비교해도 가입자 수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이 같은 5:3:2의 가입자 비율은 수년째 뒤바뀌지 않고 있다.
반면 김영섭 KT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KT 대리점·판매점에서 해킹 사태 관련 광고를 강행하며 업계는 KT가 이번 기회에 SK텔레콤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해킹 사태가 터진 뒤 KT 대리점에서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KT로 오세요” “SK텔레콤 고객님, 개인정보 유출 사건 걱정되시죠” 등 문구를 써 붙이며 공격적인 번호이동 마케팅에 나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KT는 “일부 매장의 일탈 행위”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 같은 공포 마케팅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가 KT 판매점의 온라인 광고 다수를 확인한 결과 이날 기준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SK텔레콤 고객 주목, KT로 유심 변경하세요” “SK텔레콤 유심 교체하려다 KT로 갈아탄다” 등 광고 문구를 앞세우며 노골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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