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성비위 피해자 인터뷰 ①
"피해자 보호도, 사과도 없었다"
"'연대 반대' 의원 실명 공개하길"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다시는 여의도에서 일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당의 대응에 분노만 남았습니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조국혁신당에 몸담으며 누구보다 당을 믿고 사랑했던 A 씨. 그러나 그가 마주한 건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조직, 그리고 침묵하는 지도부였다.
A 씨는 지난달 5일, 혁신당 고위 핵심 당직자 B 씨로부터 면접과 연봉 협상을 명분으로 불려 간 자리에서 성희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당의 대응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
보복이 두려웠던 A 씨는 "처벌, 사과는 원하지 않는다. 다만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리위원회는 A 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A 씨가 신고한 피해 내용이 B 씨에게 그대로 전달된 정황까지 드러났다. 사건 발생 다음 날(지난달 6일 오전 9시경), B 씨는 A 씨에게 '어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미안하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는 더 힘들어했다. 당의 조치도 사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A 씨는 현재 상황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 전체의 구조적인 실패"라고 지적한다. 당에는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피해자 보호 절차도 없었다. 사과하는 이도 없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 속에서 A 씨는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만 쌓여갔다"고 털어놨다.
"이 사안에 대해 '의견이 나뉜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참담했어요. 근데 당의 미래를 진짜 생각한다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당을 정말 사랑한다면요."
그는 일부 여성 의원들조차 피해자 연대에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당에 미래가 없다고 느꼈다. 문제 제기 이후에도 아무런 사과 없이 휴직 처리된 가해자, 공식 사과보다 앞선 침묵과 방관, 피해자와의 연대에 의견이 갈리는 내부 분위기까지. 무엇보다 믿었던 당내 어른들의 회피는 A 씨에게 더 큰 고통이었다.
다음은 A 씨가 지난 8일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사건의 경과와 그 이후의 이야기다.
##A 씨는 혁신당 소속 당직자 C 씨의 추천으로 당직에 지원했다. B 씨와 A 씨는 지난달 5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술집에서 면접을 보기 위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 B 씨는 성적인 발언과 A 씨의 손을 잡는 등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는 행동을 취했다.
연봉 협의를 위해 불려 간 자리에서 연봉이 얼만지 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다. 연봉 협의가 목적이었다면 최소한 기본적인 수치라도 제시해야 했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사건 직후 어떻게 대응했나.
사건 당일(지난달 5일) 밤, 울면서 집에 들어갔다. 당직 자리를 추천해 준 C 씨가 바로 사건을 윤리위원회에 넘겼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 B 씨한테 문자가 왔다.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 괜히 내가 일을 너무 크게 키우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고, 혹시라도 보복당할까 봐 무서웠다.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과거 국회에서 함께 일하며 믿고 따랐던 어른들에게 '중앙당 내 전체 공지를 해달라'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당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리위 접수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별도의 연락이 없었고, 사건 경과도 알 수 없었다. 당이 사건을 어물쩍 넘기려는 듯해 너무 무책임해 보였고, 화가 났다.
-당에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까지 어떤 고민이 있었나?
신고 후 마주해야 할 상황들이 너무 두렵고 겁이 났다. 처음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그냥 넘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나 말고도 피해자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지금 내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 같았다. 여성, 당원, 보좌진으로서 이건 그냥 넘겨선 안 되는 일이라고 느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까 봐, 그게 제일 걱정됐다.
-그 과정에서 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시점은 언제인가?
고위 핵심 당직자들이 전부 조국 전 대표 최측근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이 조직의 한계를 실감했다. 이들과 조 전 대표 간의 친분이 두터우니, 의원들조차도 그들의 눈치를 보는 듯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들이 문제 제기를 처음 했을 때는 그냥 못 들은 척하더니 언론에 나오고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사과문을 내더라. 기가 막혔고, 온갖 정이 다 떨어졌다. 특히 고(故)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력 의혹 사건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중의 기본인 성비위 문제를 당직자뿐만 아니라 의원들조차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피해자와의 연대를 두고) 당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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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388852
하, 술자리 면접은 뭐고, 어제 술에 취해 기억 안 난다는 문자는 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