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황교익이 딱 10년 전에 썼던 백종원에 대한 칼럼
49,864 176
2025.05.12 06:26
49,864 176

<뒤집어보기> 백종원이 '집밥 선생'? 무슨 그런 농담을

기사입력 2015-07-08 20:36 | 최종수정 2015-07-09 09:21 


요즘 ‘최고의 대세남’은 유승민도 김무성도 아닌 백종원(49)이다. TV에서 칼질하는 서글서글한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백발백중 백종원일 것이다. 주말이면 각종 케이블에서 재방송을 하는 바람에 그가 떡볶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서너번쯤 본 것 같다. 그는 타고난 방송쟁이다. 김구라의 ‘이빨’과 유재석의 ‘호감 이미지’을 남자 몸 하나로 구현하면, 그게 백종원이다.


그런데 이 대세남 백종원에게서 이상하게 ‘돈냄새’가 난다. 그는 ‘집밥 선생’ 백종원 이전에 ‘사업가 백종원’이다. 그는 ‘만들어진 추억’ ‘가공된 빈티지’ 컨셉의 ‘새마을 식당’으로 열집 중 한집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외식업계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앞서 보쌈체인을 했다가 실패했다는데, 대체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하는 사업은 대단한 기세다. 비빔밥 체인, 국수 체인, 이어서 커피체인까지. 그는 그런대로 돈 들인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외식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그의 저가 음식체인이 변두리에만 있으냐 그렇지도 않다. 가로수길 근처 신사동에 그의 식당과 카페가 서너개가 주루룩 들어섰으니 좀 산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에서도 그는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의 사업 얘기를 왜 하는가 하면, 그가 TV를 통해 선보이는 요리들은 우연인지, 계획적인지 모르겠으나 다 그의 식당 메뉴라는 점이다. 하긴 김치찌개, 비빔국수, 비빔밥, 된장찌개, 삼겹살 같은 음식은 ‘불패’의 아이템이기는 하다(수준높은 음식비평가가 나오는 ‘수요미식회’ 역시 단가 1만원을 넘는 음식은 주제로 삼지 않는다. ‘그렇게 돈 많냐’는 시청자들 항의가 두렵기 때문일 것).

메뉴 만의 문제는 아니다. 백종원 식당을 다녀본 사람들의 평은 ‘식당 음식이 전반적으로 달고, 가벼워 딱 ‘식당 음식’같다’는 것이다. 저가를 표방하는 식당이 뭉근한 어머니 손맛을 내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도둑 심보일 수도 있겠다.


그가 자기 식당에서 그런 음식을 파는 건 자기 철학에 관한 일이다. 그러나 셀 수도 없는 여러 프로그램에 나와 자기 식당의 ‘입맛에 관한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는 건 어째 ‘계산 속’이 보이는 일 같다. 건강프로그램에서 의사들이 이상한 건강식품을 들고나와 ‘관절염에 특효’라고 주장하는 것을 볼 때의 침침함, 찝찝함이 그의 레시피에서 느껴진다.


그는 ‘웰빙’음식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 속을 정확히 파고 든다. ‘슈가 보이’라는 별명이 싫다면서도 그는 여전히 설탕을 들이 붓는다. 불린 콩이 들어가지 않는 콩국수처럼 ‘게으르고 싶은 욕망’에 호소하는 음식을 그는 척척 대령해낸다.


그는 자기 식당 상호를 은근히 드러내는 PPL(간접광고)을 하는 ‘하수’가 아니다. 대신 자기 식당이 만들어내는 가벼운 음식에 대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 보인다. ‘프로’다. “이건 너무 달아” “이건 맛이 너무 가벼워” 같은 비평 대신 “뭘 그리 까탈스럽게 굴어” “요즘 설탕이 대세잖아” 같은 평가 말이다.


대기업 오너들이 ‘3세 도련님’ ‘2세 따님들’의 여가선용을 걱정하기 때문인지 유난히 대기업 식당체인이 많은 게 우리 외식업계다. 거기서 ‘홀몸’으로 이렇게 살아남았다는 건 대단한 능력자란 뜻이다. 셰프 출신이 아니지만, 그가 음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심지어 내공 대단한 이들이 맡는 전국 음식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 된다는 것도 용인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집밥 선생’ 컨셉으로 지나치게 많은 방송에서 ‘유일한 음식 훈장님’처럼 대접받는 건, 좀 부당한 일이다. 그 와중에 ‘백종원식 음식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일도 개운치 않다. “백종원 잡으면 시청률은 끝”이라는 방송사의 게으른 선택의 결과다.

‘식당밥 백선생’도 아니고 ‘집밥 백선생’이라니, 어머니들이 펄쩍 뛸 일이다. “나 우리 애들 그렇게 안해멕였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17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프라이메이트> 강심장 극한도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8 00:05 1,07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0,42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83,25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0,16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92,35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4,07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1,84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0,9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4,4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3 20.04.30 8,473,5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0,58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56151 이슈 오랜만에 휴일이라 쉬고 싶은데 아내는 골판지 좀 버리라고 하고 3살짜리 딸은 장난감 집을 만들어 달라고 함 1 02:56 179
2956150 이슈 오타쿠들 난리난 트윗 '공돌이의 꿈을 이뤘습니다'.twt 9 02:43 561
2956149 이슈 던이 만드는 버섯솥밥, 된장국, 두부김치 ASMR 02:31 369
2956148 이슈 헤어 바꾸고 맘찍터진 트와이스 정연 10 02:30 1,536
2956147 정보 미야오 멤버들이 읽은 책 (2) 4 02:25 333
2956146 이슈 넷플릭스 2026년 당신이 발견할 새로운 이야기, #WhatNext? 4 02:15 510
2956145 유머 갑자기 원덬 알고리즘에 나타난 10년전 악기연주 영상 1 02:15 376
2956144 이슈 유튜브 벽난로 영상으로 14억 수익 11 02:11 1,958
2956143 팁/유용/추천 다 벗어 버리라 3 02:11 937
2956142 이슈 아옳이 이사간 집 공개 18 02:08 2,908
2956141 이슈 국산디저트 goat 10 02:02 2,038
2956140 이슈 브리저튼 시즌 4 주인공 커플 포스터 (1/29 파트1 공개) 8 02:01 1,406
2956139 기사/뉴스 재난 SF ‘대홍수’ 호불호 갈려도 3주째 글로벌 1위 6 01:47 520
2956138 유머 50의 6% 계산 1초컷 17 01:40 1,903
2956137 이슈 씨엔블루 정용화 - 르세라핌 <SPAGHETTI> 챌린지🍝 3 01:38 404
2956136 이슈 갓삶은 돼지머리 5 01:36 777
2956135 이슈 미야오 엘라 비주얼 2 01:35 448
2956134 기사/뉴스 '범죄단지 배후' 프린스그룹 천즈, 캄보디아서 체포돼 中 송환 9 01:35 1,408
2956133 이슈 최강록 오늘 경연 보니까 가스비때문에 반찬가게 망한거 쌉이해가됨 13 01:27 3,849
2956132 유머 아니 안성재 이제훈한텐 두쫀쿠 제대로만들어줄거같다는말이 ㅈㄴ웃김 30 01:25 3,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