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황교익이 딱 10년 전에 썼던 백종원에 대한 칼럼

무명의 더쿠 | 05-12 | 조회 수 49864

<뒤집어보기> 백종원이 '집밥 선생'? 무슨 그런 농담을

기사입력 2015-07-08 20:36 | 최종수정 2015-07-09 09:21 


요즘 ‘최고의 대세남’은 유승민도 김무성도 아닌 백종원(49)이다. TV에서 칼질하는 서글서글한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백발백중 백종원일 것이다. 주말이면 각종 케이블에서 재방송을 하는 바람에 그가 떡볶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서너번쯤 본 것 같다. 그는 타고난 방송쟁이다. 김구라의 ‘이빨’과 유재석의 ‘호감 이미지’을 남자 몸 하나로 구현하면, 그게 백종원이다.


그런데 이 대세남 백종원에게서 이상하게 ‘돈냄새’가 난다. 그는 ‘집밥 선생’ 백종원 이전에 ‘사업가 백종원’이다. 그는 ‘만들어진 추억’ ‘가공된 빈티지’ 컨셉의 ‘새마을 식당’으로 열집 중 한집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외식업계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앞서 보쌈체인을 했다가 실패했다는데, 대체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하는 사업은 대단한 기세다. 비빔밥 체인, 국수 체인, 이어서 커피체인까지. 그는 그런대로 돈 들인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외식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그의 저가 음식체인이 변두리에만 있으냐 그렇지도 않다. 가로수길 근처 신사동에 그의 식당과 카페가 서너개가 주루룩 들어섰으니 좀 산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에서도 그는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의 사업 얘기를 왜 하는가 하면, 그가 TV를 통해 선보이는 요리들은 우연인지, 계획적인지 모르겠으나 다 그의 식당 메뉴라는 점이다. 하긴 김치찌개, 비빔국수, 비빔밥, 된장찌개, 삼겹살 같은 음식은 ‘불패’의 아이템이기는 하다(수준높은 음식비평가가 나오는 ‘수요미식회’ 역시 단가 1만원을 넘는 음식은 주제로 삼지 않는다. ‘그렇게 돈 많냐’는 시청자들 항의가 두렵기 때문일 것).

메뉴 만의 문제는 아니다. 백종원 식당을 다녀본 사람들의 평은 ‘식당 음식이 전반적으로 달고, 가벼워 딱 ‘식당 음식’같다’는 것이다. 저가를 표방하는 식당이 뭉근한 어머니 손맛을 내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도둑 심보일 수도 있겠다.


그가 자기 식당에서 그런 음식을 파는 건 자기 철학에 관한 일이다. 그러나 셀 수도 없는 여러 프로그램에 나와 자기 식당의 ‘입맛에 관한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는 건 어째 ‘계산 속’이 보이는 일 같다. 건강프로그램에서 의사들이 이상한 건강식품을 들고나와 ‘관절염에 특효’라고 주장하는 것을 볼 때의 침침함, 찝찝함이 그의 레시피에서 느껴진다.


그는 ‘웰빙’음식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 속을 정확히 파고 든다. ‘슈가 보이’라는 별명이 싫다면서도 그는 여전히 설탕을 들이 붓는다. 불린 콩이 들어가지 않는 콩국수처럼 ‘게으르고 싶은 욕망’에 호소하는 음식을 그는 척척 대령해낸다.


그는 자기 식당 상호를 은근히 드러내는 PPL(간접광고)을 하는 ‘하수’가 아니다. 대신 자기 식당이 만들어내는 가벼운 음식에 대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 보인다. ‘프로’다. “이건 너무 달아” “이건 맛이 너무 가벼워” 같은 비평 대신 “뭘 그리 까탈스럽게 굴어” “요즘 설탕이 대세잖아” 같은 평가 말이다.


대기업 오너들이 ‘3세 도련님’ ‘2세 따님들’의 여가선용을 걱정하기 때문인지 유난히 대기업 식당체인이 많은 게 우리 외식업계다. 거기서 ‘홀몸’으로 이렇게 살아남았다는 건 대단한 능력자란 뜻이다. 셰프 출신이 아니지만, 그가 음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심지어 내공 대단한 이들이 맡는 전국 음식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이 된다는 것도 용인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집밥 선생’ 컨셉으로 지나치게 많은 방송에서 ‘유일한 음식 훈장님’처럼 대접받는 건, 좀 부당한 일이다. 그 와중에 ‘백종원식 음식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일도 개운치 않다. “백종원 잡으면 시청률은 끝”이라는 방송사의 게으른 선택의 결과다.

‘식당밥 백선생’도 아니고 ‘집밥 백선생’이라니, 어머니들이 펄쩍 뛸 일이다. “나 우리 애들 그렇게 안해멕였다!”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76
목록
1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영화이벤트] 탈출 불가! 극한의 공포! <살목지> SCREENX 시사회 초대 이벤트 223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광화문 흔드는 'BTS노믹스'... 경제 파급 효과 100조원 시대 연다
    • 20:55
    • 조회 32
    • 이슈
    4
    • 카리나 인스타 업데이트(나이키)
    • 20:53
    • 조회 200
    • 이슈
    2
    • UFO 기밀 해제되나…백악관 ‘외계인.gov’ 도메인 신규등록에 ‘들썩’
    • 20:51
    • 조회 207
    • 기사/뉴스
    1
    • 호주 축구팬들 사이에서 리스펙 받고 있는 한국 교민분들
    • 20:51
    • 조회 446
    • 이슈
    • 아니 연뮤덕들 댕로 이재명 자만추도 날짜 박아서 퇴길이라고 쓰는 거 진짜개웃김 (+)
    • 20:50
    • 조회 533
    • 이슈
    4
    • 드디어 곽범 왕홍 풀버전 공개! 연차 안 쓰고 토일 상하이 여행 1일차 I 연차없이 어떡행 EP.6
    • 20:49
    • 조회 182
    • 이슈
    • [속보] '장경태 수심위', 준강제추행 혐의 '송치 의견' 의결
    • 20:49
    • 조회 336
    • 정치
    11
    • "1년 전에 잡은 날짜인데"…BTS 광화문 공연과 겹친 결혼식, 위약금 감액 가능할까
    • 20:48
    • 조회 903
    • 기사/뉴스
    24
    • 당신은 친구들과 등산을 하러갔다가 어쩌다가 혼자서 무리와 떨어져 길을 잃고 깊은 산속까지 오게되었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도 여기는 어딘지 알 수가 없고 배는 너무 고픈데 가방에는 먹을만한 음식도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jpg
    • 20:47
    • 조회 795
    • 이슈
    19
    • 지금의 두바이를 만든 에미르가 죽기전에 남긴 말
    • 20:47
    • 조회 1073
    • 유머
    3
    • 일본 : 미국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 20:47
    • 조회 1041
    • 기사/뉴스
    15
    • 네스프레소☕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된 두아 리파
    • 20:47
    • 조회 276
    • 이슈
    3
    • 트위터 맘찍 1.3만 넘은 박해영 작가 드라마 신작 <모자무싸> 대사.twt
    • 20:46
    • 조회 948
    • 이슈
    2
    • 핑계고) 리얼을 강조하며 시범 연기 보여준 감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45
    • 조회 872
    • 유머
    6
    • 은행권 주 4.9일제 도입 확산…농협은행도 내주부터
    • 20:45
    • 조회 1184
    • 기사/뉴스
    24
    • '엄마가 아파요'라는 유치원생
    • 20:45
    • 조회 900
    • 유머
    2
    • ???:아 오빠라고 한번만 불러봐라 그냥! / ???:📢📢📢📢으으으으으🚫🚫🚫🚫⛔️⛔️⛔️너무싫어‼️‼️‼️
    • 20:45
    • 조회 699
    • 유머
    12
    • 아무리 목줄을 했어도 좀 심하다고 말나옴.jpg
    • 20:43
    • 조회 2756
    • 유머
    21
    •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에 통행료·세금 부과 추진"
    • 20:42
    • 조회 750
    • 기사/뉴스
    12
    • ??: 카리나 바보
    • 20:42
    • 조회 700
    • 유머
    3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