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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입법부가 사법부를 '공깃돌' 취급 … 법조계 "지지율 99% 정치인도 벌 주는 게 판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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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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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5/09/2025050900136.html

 

14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강행…탄핵까지 언급헌정 사상 최초 대법원장 증인대 세워 '망신주기'역대 변협 회장들까지 나서 청문회 철회 성명서 발표법조계, 자신들 입맛 맞게 사법부 길들이기 지적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법원장이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되며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 개입 논란이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시켰다는 이유로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노골적인 사법부 흔들기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 후보의 재판을 정지시키고 재판을 받는 혐의에 대한 근거를 아예 없애는 법안까지 통과시키는 한편 마음에 들지 않는 대법원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다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법안까지 구상 중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14일 실시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계획서 안건 등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번 청문회는 대법원이 지난 1일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이들은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도 의결했는데, 이날 채택된 증인 명단에는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오석준·신숙희·엄상필·서경환·권영준·노경필·박영재·이숙연·마용주·이흥구·오경미 대법관 등 선고에 관여한 12명의 대법관이 모두 포함됐다.

또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관계자 등도 청문회에 출석 대상자로 포함됐다. 현직 대법원장이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지난 8일 오전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조희대 특검법'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오후에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논의 끝에 일단 보류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은 회의 직후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동이 없다"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과 청문회, 특검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들을 살피고 탄핵 여부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 ◆사법부 수장 '망신주기'…전직 변협 회장들도 비토
     
    통상적으로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등에 출석하더라도 감사 개시 직후 간단한 인사말만 한 뒤 자리를 비우며 질의응답은 법원행정처장이 맡는다. 삼권분립 체제에서 사법부의 수장이 증인 자격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이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판결에 직접 관여한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을 상대로 공개적인 질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사법절차의 독립성과 관련해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전직 변협 회장 9명은 지난 8일 성명을 내 "대법원은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법률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했을 뿐이므로, 이를 두고 정치개입 행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법 발의와 청문회, 탄핵 추진에 반대한다며 "삼권분립 원칙을 위협하는 사법부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개별 사건에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는다면 사법부 독립이 위협 받으며 법관들이 안심하고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지 못하게 된다"며 "외부권력과 여론에 법원이 휘둘리면 정의는 설 수 없고 사법부가 정치에 억압당해 법치주의는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밝혔다.

    청문회 실시를 겨냥해서도 "재판 과정과 합의 과정을 외부인이 들여다 본다면 법관은 마음 놓고 소신 있는 재판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김 전 회장(49대)과 박승서(35대)·함정호(39대)·정재헌(41대)·천기흥(43대)·신영무(46대)·하창우(48대)·이종엽(51대)·김영훈(52대) 전 회장이 참여했다.

    ◆법조계 "지지율 99% 정치인이라도 처벌하는 게 판사가 해야 할 일"

    이처럼 법조계에서는 법관들의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뤄진 재판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쟁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 권한을 침해하는 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김익현 법무법인 서휘 변호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는 대법원 판례 등으로 볼 때 타당했다. 그런데도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여론 압박에 못 이겨 재판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룬 것은 아쉽다"면서 "설사 국민 지지율이 99%라고 해도 법을 어긴 정치인을 처벌하는 것은 법원과 판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법부의 일반적인 인사, 예산 등이 아닌 정치인의 구체적 사건에 관여하는 건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법원행정처장이 아닌 대법원장을 불러 청문회를 여는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한 인사는 "입법부가 사법부의 장을 불러서 재판 개입을 하는 것도 문제고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장을 꾸짖는 모습을 보여서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쇼"라면서 "다수의 힘을 앞세운 입법부가 사법부를 마음대로 주물러도 되는 '주머니 속 공깃돌'로 취급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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