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특수상해 및 감금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피해 여성은 광대뼈 골절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신이 일하던 식당의 30대 사장과 교제를 시작했다. 이 남성은 사귀기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을 때부터 사소한 말다툼에도 손찌검을 했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밤, A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남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A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CCTV에 포착된 영상에 따르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A 씨에게 가해자는 발길질까지 했다. 남성은 쓰러진 A씨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어 인근 모텔로 데려가 폭행을 지속했다.
A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거기서 잠깐 기억이 없다가 모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제가 그때부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릎을 꿇은 채로 울면서 잘못했다고 빌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해자는 침대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진짜 너 죽이고 교도소 갈 테니까 죽어라. 죽여도 되냐"는 식의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그 말을 듣고 '내가 진짜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공포에 질렸던 순간을 회상했다.
생존을 위해 A씨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신고 안 할 테니까 제주도로 가자. 비행기표 예매하겠다"며 가해자를 안심시킨 후, 휴대전화를 밖에 떨어뜨렸다는 핑계로 남성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맨발로 방에서 탈출했다.
A씨는 다른 객실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투숙객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가해자는 폭행 당일 밤 A씨의 어머니에게 "어머니. 제가 여자 친구랑 싸워서 경찰서 가고 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6분 후에는 "한 대 때렸다. 저 오늘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폭행 사건 이전에는 A씨 명의로 통장과 휴대전화를 개설했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에게 가해자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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