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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이어진 경남 산청·하동 산불로 불탄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우방산 언덕에 있는 ‘900살 은행나무’에서 새잎이 돋았다. 부활의 희망이 생긴 것이다.
경남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는 산불에 희생되기 전까지 높이 27m, 가슴 높이 둘레 9.3m의 거대한 풍채를 자랑했다. 고려시대 명장 강민첨(963~1021) 장군이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900살 은행나무’로 불리지만 강민첨 장군이 심은 것이 맞는다면, 실제 나이는 1천살이 넘는다. 하지만 지난 3월 산불로 땅 위에 드러난 나무 전체가 불타며, 큰 줄기 4개는 꺾여버렸고 곧게 뻗은 줄기 하나만 남은 상태다. 완전히 죽은 줄 알았던 나무 밑동에서 지난달 말부터 연두색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두양리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9일 오후 2시 은행나무 앞에서 부활기원제 ‘은행나무 어르신이여, 다시 살아나소서’를 연다. 춤, 노래, 시 낭송, 기도 등을 한 뒤, 다함께 은행나무를 껴안고 되살아나기를 기원한다. 경남도와 하동군도 은행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2200만원을 들여 불타서 꺾인 줄기 제거, 상처치유제·영양주사 투입 등 긴급복구 작업에 나섰다.
최세현 지리산초록걸음 대표는 “전문가 손을 빌리면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마음을 모아서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남도 문화유산보수파트장은 “꺾이지 않은 줄기는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자문 결과가 나왔다. 은행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