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레오1세 대교황
제45대 교황이자 성인. 재위 기간 동안 총명한 두뇌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가톨릭 교회를 넘어서 유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비(非) 가톨릭 신자들에게까지 이 교황이 알려진 것은 교황의 재위 기간 중 훈족과 반달족의 침공을 받았을 때 용감히 나서 로마를 구출하여 교황의 위엄을 크게 드러낸 것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먼저, 452년 훈족이 서로마 제국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을 침공하여 마침내 로마까지 이르자, 당시 서로마 제국의 황제인 발렌티니아누스 3세는 교황에게 강화 중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레오 1세는 직접 로마 교외로 나가 훈족의 왕 아틸라와 회담하여 그를 말빨로 돌려 보냈는데, 황금전설에 따르면, 무장이고 호위병이고 없이 시종들 몇 명과 함께 성직자의 차림으로 온 레오 1세의 양 옆에는…

위의 그림처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가 칼을 들고 호위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아틸라가 군을 물렸다 카더라. 물론 이는 종교적인 전설이고 실제로는 교황이 아틸라와 담판을 통한 협상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부 학자들은 '재물을 뒤로 슬그머니 찔러 넣으면서 협상했다.'고 보기는 하지만 그게 어딘가. 어떤 방법이건 레오 1세는 적장에게 직접 찾아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적인 외교로써 로마를 온전히 지켜낸 것이다. 더욱이 이 시절 로마에는 이런 걸 앞장서서 할 수 있는 인물조차 없었다.
그리고 455년 이번엔 반달족이 쳐들어오자, 교황은 또 다시 반달족의 왕 가이세리크와 회담을 벌였다. 그리하여 로마 시내의 약탈은 막지 못했지만, 로마의 파괴와 시민들의 살육만큼은 막아 내었다. 이 때는 반달족한테 찔러 줄 돈도 없었으나, 가이세리크가 딸을 황제에게 시집보내 장기적으로 서로마 제국의 실권자 자리를 차지하고자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때 레오 1세가 반달족의 가이세리크와 맺은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그리스도교 교회와 관련 시설ㆍ사람은 죽이지 않는다.
2. 저항하지 않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
3. 포로를 고문하지 않는다.
이리하여 로마는 그 옛날 자신이 박해하던 그리스도인에게 2번이나 구원을 받은 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