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계엄군에 결박당한 기자의 ‘12·3 계엄의 밤’ [사람IN]
20,818 9
2025.05.09 08:36
20,818 9

유지웅 <뉴스토마토> 기자. ©시사IN 신선영

유지웅 <뉴스토마토> 기자. ©시사IN 신선영

2024년 12월3일 밤, 유지웅 〈뉴스토마토〉 기자(32)는 국회에서 야간 당직을 서고 있었다. 갑작스레 윤석열의 긴급 담화 발표가 잡혔다. 예산 정국이었기에 으레 야당을 비난하는 내용이라 짐작하며, 유튜브를 켜고 기사 쓸 준비를 했다.

윤석열의 입에서 기괴한 단어가 나왔다.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이었다. 타사 기자들과 함께 쓰는 기자실에 앉아 있었지만 절로 욕이 나왔다. 잠시 충격에 멍해 있다가 국회 정문이 봉쇄됐다는 속보를 보고 냅다 정문으로 뛰어갔다.

출입을 막는 경찰을 휴대전화로 찍으며 취재를 시작했다. 그때 헬기 3대가 연이어 국회 상공을 지나갔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본청 정문으로 갔다. 국회 보좌진과 기자들이 이미 집결해 있었다. 본청의 다른 출입문을 확인할 요량으로 운동장 쪽으로 코너를 돌았다.

그곳에서 계엄군 10여 명을 마주했다.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에 나섰다. 계엄군은 어떤 경고도 없이 그의 양팔을 제지하고 둘러쌌다. 그런 다음 몸을 꺾고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반항을 하자 다리를 걷어찼다. 극도의 무력감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 ‘케이블타이를 가져오라’는 소리를 들었다. 결박 시도에 순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 가셨다. 온몸으로 저항했고, 잘 묶이지 않은 케이블타이를 계엄군이 버리는 장면까지 봤다. 추가 결박 시도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정도로 큰 트라우마였다.

실랑이 중 사복 차림의 남성 2명이 뒷짐을 쥐고 걸어와서는 신호를 보냈다. 그제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계엄군은 그가 촬영한 영상을 갤러리와 휴지통에서까지 완전 지워버린 후 휴대전화를 돌려줬다. 유 기자는 로텐더홀로 돌아가 다시 취재를 했고, 2024년 12월4일 새벽 4시가 되어서야 퇴근했다.

그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된 건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때문이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단장은 거짓말을 했다. 케이블타이는 문 봉쇄 목적이었지, 사람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은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4월4일 윤석열 탄핵 선고 이틀 전 ‘계엄군에 결박당한 기자’의 CCTV 영상이 세상에 공개된 배경이다. 국회가 계엄군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영상을 주지 않자, 결국 유 기자는 그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증거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윤석열의 궤변은 또 한번 반박당했다.

드디어 일상을 회복한 그는 요즘 여느 기자가 그렇듯 발제 고민으로 아침마다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다만 관련 고소 사건은 계속 진행 중이다. 기록하는 자로서 내란을 끝까지 쫓겠다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https://naver.me/x2jg1mPV

목록 스크랩 (0)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워글래스 X 더쿠✨ 6초에 1개씩 판매되는 육각형 컨실러 '배니쉬 에어브러쉬 컨실러' 체험 이벤트 482 05.07 10,75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43,70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67,40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16,48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58,60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1,7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66,60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70,35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9 20.05.17 8,681,11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72,15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21,4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9909 이슈 올해 무려 3곡이나 역주행한 '한로로' 노래 중 덬들 취향은?? 1 01:06 22
3059908 기사/뉴스 국민연금 886조 굴릴 외화금고은행 우선협상 대상자에 우리은행 01:05 108
3059907 유머 날티 청순 냉미남 다 있다는 아이돌 비주얼라인.jpg 1 01:03 273
3059906 이슈 에픽하이가 말하는 박재범 실제 평판.x 01:02 246
3059905 이슈 당나라 화장과 803.jpg 4 01:00 395
3059904 이슈 잘 사귀고있는 72시간 소개팅 현웅 영서.jpg 6 00:59 629
3059903 이슈 3세대 여돌 느낌에 요즘식 걸크러쉬 음악 같다는 빌리 신곡.jpg 4 00:57 310
3059902 유머 역사수업의 교재 2 00:55 309
3059901 이슈 본인 발표연습 마치고, 엄마 잡도리하는 딸 00:54 319
3059900 이슈 빅뱅 - 뱅뱅뱅 해야하는데 실수로 봄여름가을겨울 틀어버림 6 00:51 527
3059899 이슈 미국도 본격적인 경기 침체로 팝스타들이 줄줄이 투어 취소하고 있다고 함 5 00:50 1,374
3059898 유머 하냥대 똥군기 00:50 214
3059897 이슈 이게 그 유명한 아재들 퇴근길에 지하철 광고만 보고 이집트 무협만화인줄 알고 벅차서 시작했다가 비엘인거 알고서 악플 바가지로 싸질렀지만 도중 하차는 절대 못하고 다 봐버리게 한다는 11 00:50 1,444
3059896 이슈 유럽의 저렴한 과일, 채소물가의 비결 8 00:46 871
3059895 유머 거울 앞에서 고양이가 두 마리로 늘어남 1 00:46 423
3059894 이슈 3년전 오늘 발매된, 에스파 "Spicy" 00:45 67
3059893 이슈 우리 서로 대따 좋아 죽는 줄 알았는데, 나혼자만 대따인 거 같아서 4 00:45 880
3059892 이슈 유미의세포들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다는 장면.gif 3 00:43 2,558
3059891 정치 한동훈 후원회장이‥고문·공안검사 그 정형근? 2 00:42 173
3059890 이슈 남자들은 이별 후폭풍이 있나여? / ㅍ..푸팟퐁커리? 1 00:38 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