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스벅 커피 한잔에 9200원”...‘인플레 공포’에 떠는 튀르키예
30,895 11
2025.05.09 08:16
30,895 11

아메리카노 9200원, 바나나 1개에 8300원
한 달 평균 월급 63만원...月 렌트비는 72만원
물가 고공행진 속 실질임금 역주행… 가계 부담 가중
중산층 이탈 가속, 생활비 인플레에 소비 여력 붕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한 잔에 250리라(약 9200원).”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 공항을 찾은 취재진이 받은 계산서다. 공항 내 푸드코트에서는 맥주 한 잔이 650리라(약 2만3000원), 바나나 한 개가 230리라(약 8300원),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800~900리라(약 3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래픽=정서희

 


이스탄불 공항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공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나 뉴욕 공항보다도 2~4배 비싸다는 얘기가 여행객들 사이에서 나온다.

 

공항 뿐만 아니다. 다음날 찾은 남부의 지중해 도시 안탈리아의 쇼핑몰 ‘랜드 오브 레전드(The land of Legends)’에서는 우리나라의 불닭볶음면 1봉지가 390리라(약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문제는 이 물가가 외국인에게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튀르키예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의 한복판에 있다.

 

튀르키예 통계청(TÜİK)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무려 64.77%. 2022년 85%에 육박했던 최고치를 지나면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4년에도 연간 물가 상승률은 44.38%를 기록하며 물가 불안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안탈리아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불닭볶음면. 1봉지(100g)에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안탈리아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불닭볶음면. 1봉지(100g)에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임금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튀르키예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평균 순월급은 1만7480리라(약 63만원).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을 30% 인상했지만, 실제 생계에 도움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노동계가 산정한 ‘굶주림선’, 즉 4인 가족이 최소한의 식료품비를 충당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2만2131리라(약 80만원)로, 평균 임금보다 오히려 높다.

 

주거비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수도 앙카라나 대도시 이스탄불의 경우, 평균 임대료는 월 2만리라(약 72만원) 수준. 일반 직장인이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집세로 써도 모자랄 판이다.

 

현지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풀리아씨는 “벌어 들이는 돈으로는 도저히 집 렌트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며 “국민들 다수가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물가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더 팍팍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생계비 위기는 튀르키예 사회의 중심축이었던 중산층마저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 튀르키예 대기업협회(TÜSİAD) 전 회장 에롤 빌레지크(Erol Bilecik)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생활물가 급등, 극도로 악화된 소득 분배, 나날이 떨어지는 중산층의 구매력은 지금 튀르키예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의 인플레이션은 정치적 불안과 구조적 취약성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 3월 이스탄불 시장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부패 및 테러 지원 혐의로 전격 구금되면서 리라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12.7% 급락했고, 이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더해 정부가 지난달 전기요금을 가정용 25%, 산업용 10% 인상했고, 천연가스 요금도 줄줄이 올랐다.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비용이 뛰면서 국민 체감 물가는 더욱 치솟았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3~4월 연속 기준금리를 42.5%에서 46%로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리라 방어와 인플레 억제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5년 말까지 물가 상승률을 21%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정치적 불안정과 외환보유액 감소 등 복합 리스크가 여전하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075580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885 12.19 66,12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81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3,5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0,00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9,5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783 유머 마 뽀뽀는 하지마 07:02 0
2942782 이슈 모든 음식에 칼로리 표시가 되어 있다면...? 1 07:00 78
2942781 유머 [흑백요리사] 이 아저씨 어르신 칼 뽀려쓰는 거 경력직이야 왜 ㅋ 9 05:35 2,965
2942780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5 05:33 276
2942779 유머 🐱안녕하세요 출장 요리사 고등어 입니다~ 6 05:31 252
2942778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치즈냥 식당 입니다~ 4 05:26 222
2942777 이슈 가끔 샤워하다 치매가 의심 될때 95 05:15 8,101
2942776 이슈 D-1❤️‍🔥 3년만에 연말콘서트하는 헤이즈 1 05:13 254
2942775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100편 6 04:44 240
2942774 유머 🎄크리스마스트리를 그리는 9가지 방법🎄 11 04:43 1,136
2942773 이슈 스파이더맨인가 아파트 벽을 저렇게 탄다고??? 5 04:41 1,491
2942772 이슈 같은날 훈련소 입소했는데 너무다름 11 04:35 3,266
2942771 이슈 사실 개성주악이 아닌데 한국에서만 개성주악으로 불리는 것.jonmat 26 04:14 4,507
2942770 이슈 2025년 일본 남성 아티스트 인기도TOP5(12개국가와 지역) 16 03:53 1,379
2942769 이슈 전성기에 돌연 증발한 할리우드의 전설 2 03:51 3,096
2942768 유머 나 초밥 알러지 있어.X 12 03:43 2,233
2942767 이슈 [흑백요리사 2] 말솜씨 여전한 최강록 12 03:42 3,197
2942766 이슈 신인 남돌 롱샷 자작곡 제목이 '좋은 마음으로'인 이유 3 03:26 761
2942765 정보 단돈 1.5만엔으로 최애보며 식사하는 일본의 크리스마스 파티.jpg 19 03:25 4,190
2942764 이슈 4년전 오늘 공개된, 전소미 "Anymore" 뮤직비디오 1 03:07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