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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트럼프 영화관세 하루만에 엎은 이유…알고보니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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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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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비상경제권한법"상 관세불가항목에 영화 포함


美영화계와 월가 "미국 엔터산업 지원 아닌 공격"비판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관세 정책이 하루만에 번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던지고, 러트릭 상무장관이 “바로 추진하겠다”고 나서지만 뒤집히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외국 영화에 대한 100% 관세가 언급된 직후 전 날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등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헐리우드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헐리우드가 더 타격받을 구상이라는 것을 시장에서 즉각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영화 관세 구상이 하루만에 뒤집힌 것은 무엇보다도 이 정책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외신들은,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의 1988년 수정안에 따르면 트럼프의 영화 관세 구상이 명시적으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수정된 법은 ‘버먼 수정안’으로 불린다.

 

 

미국 의회는 냉전 해빙기인 1988년에 대통령이 영화, 서적, 음악 등의 수입이나 수출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 법은 미국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도 제재하거나 관세 부과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품목에 영화 서적, 음악 등 ‘정보 자료’로 간주되는 항목을 열거했다.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버먼 수정안의 문구가 명시적이라서 어떻게 해석해도 영화나 책, 음악에 관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조지타운 대학교의 국제 무역 및 글로벌 규제법 전문가인 아누팜 챈더는 "미국 의회가 대통령이 이 분야를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명시한 이 법령은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 비상 경제권한법’은 대통령에게 긴급하게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1977년 제정됐다. 이란 인질 사태에 대응해서 처음 사용됐다.

 

 

이후 1988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버먼 수정안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부분적으로 제한했다. 버먼 수정안은, "출판물, 영화, 포스터, 축음기 기록, 사진, 마이크로필름, 마이크로피시, 테이프 또는 기타 정보 자료는 상업적이든 아니든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이나 수출을 직간접적으로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권한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의회는 1994년에 1988년 개정안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대통령의 권한 제한을 강화했다.

 

 

‘국제 비상 경제권한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위협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미국 영화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헐리우드는 226억 달러(31조 3,200억원)을 수출하고 153억달러(21조2,000억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 협회는 영화 및 TV 산업이 2023년 미국에서 약 2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미국내 영화 제작은 수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영상 제작물이 세금 혜택과 기타 재정적 혜택을 제공하는 유럽과 뉴질랜드 등 타 지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화산업 리서치단체 필름LA에 따르면,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은 지난 10년간 40% 가까이 감소했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은 미국보다 낮은 인건비에 영화 제작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세액 공제와 현금 환급을 제공하고 있다. 앰페러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적으로 콘텐츠 제작에는 총 2,480억달러(342조 7,400억원) 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미디어 기업들은 기존 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수익을 늘리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영화 제작을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먼 수정안 문제를 처음 겪는 것도 아니다. 첫 임기 때 행정 명령으로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을 금지하려 했을 때도 버먼 수정안이 제기됐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틱톡 사용자 그룹은 버먼 수정안에 명시된 금지 조항을 근거로 트럼프의 행정 명령을 차단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두 소송 모두에서 판사들은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 해당 법은 미국 대통령이 그 같은 금지 조치를 시행할 권한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이후 의회에서 논의되면서 의회가 틱톡의 상황에 맞춰 매우 제한적으로 만들어진 조항을 포함했다. 이 조항은 의회가 버먼 수정안을 우회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법안은 작년에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이후 이 문제에 대해 180도 입장을 바꿔 틱톡 금지령 시행을 막으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늦게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메시지에서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에 “외국에서 제작돼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글에 이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바로 “해결에 나섰다”고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의 발표는 할리우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라이언스게이트 스튜디오,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같은 주요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주식이 급락했다.

 

 

벤치마크 이쿼티 리서치의 분석가들은 이 관세 제도가 시행되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치명적인 공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결국 5일 오후 늦게 영화 관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외국 영화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행정부는 할리우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모든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128127?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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