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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유심 해킹 충격에 통신업계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데이터가 저장된 모든 시스템에 대해 긴급 점검을 완료하고 추가 보안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최고리스크책임자(CFO·CRO) 전무는 8일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안은 아무리 철저하게 해도 100%는 보장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지속적인 점검과 체계적인 보안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방위 보안점검 돌입=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해킹 사고 직후 주요 고객 데이터가 저장된 시스템을 긴급 점검했으며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전 서버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 중이다.
여 전무는 "공격자 IP 통신 이력과 대용량 파일 전송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해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LG유플러스는 보안 문제를 겪은 후 보안 솔루션 운영을 고도화해 기본기를 강화했고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고객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1월 해킹 공격을 받아 고객 정보 약 30만건이 불법 거래 사이트에 공개된 경험이 있으며 같은 해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공격)로 인한 인터넷 접속 장애도 겪은 바 있다.
◇SKT 가입자 25만명 이탈… 반사이익 주목=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유의미한 가입자 수 변동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LG유플러스 측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서버 해킹 사실을 공식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고객은 24만8069명에 달한다. 알뜰폰 가입자를 제외하고 이통 3사 간 번호이동만 따진 수치다.
여 전무는 "아직 (가입자들이) 번들(묶음)로 넘어왔는지 단독으로 넘어왔는지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며칠 지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별도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보호서비스 무료 제공… 고객 보호 강화=LG유플러스는 현재 고객 보호를 위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불법 복제한 유심을 다른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여 전무는 "이미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해외 로밍 등 자동 가입도 준비돼 있는 상태"라며 "지금도 고객 보호를 위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1분기 호실적 기록… 자사주 전량 소각 추진=한편 LG유플러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 678만주(1.6%)를 전량 소각하기 위한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하고 0~20%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2554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3조7481억원이다. 유·무선 가입자 증가와 비용 효율화 노력이 더해지며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MNO(이동통신망)와 MVNO(알뜰폰)를 합한 전체 무선 가입 회선 수는 2907만5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 1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초고속 인터넷과 IPTV가 포함된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2.4% 증가한 6306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2.1% 증가한 4097억원을 기록했다.
◇AI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LG유플러스는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여 CFO는 "AI 이용 고객에 집중해 핵심 차별화 가치인 안심과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정보 유출 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진욱 모바일·디지털혁신그룹장은 "구글과 협력해 익시오의 기능을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시오는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통화 녹음 및 요약 등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박성률 기업사업혁신그룹장은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DC(AI 데이터센터)로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했다.
여 CFO는 올해 2분기 전망에 대해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경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통신 중심 주력 사업에서는 수익 극대화를, AI분야에서는 성장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