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현직 판사들의 대법원 실명 비판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소속 부장판사는 "개별 사건의 절차와 결론에 대하여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냐"며 "대법원장의 정치적 신념에 사법부 전체가 볼모로 동원돼선 안 된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지고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창원지법 소속 부장판사 역시 "20년 넘게 재판을 해온 저 역시 그 아찔한 속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대법원이 정의롭게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의 또 다른 부장판사는 "민주주의 최후 보루라는 법원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건"이라고 했고, 서울남부지법 한 판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다른 판결들은 몰라도 전원합의체 판결만큼은 존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부산지법동부지원 부장판사의 경우 "피고인의 몇 년 전 발언이, 계엄령을 선포해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전직 대통령의 행위보다 악랄한 것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코트넷에는 판사 외에도 대법원판결을 비판하는 법원 내부 구성원의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의정부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결론의 당부를 떠나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들의 고뇌에 찬 판결에 존중과 경의를 표한다"는 옹호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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