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박병곤 판사 “대법원 이재명 판결, 국민들에 회복 어려운 불신 남겨”
15,817 44
2025.05.07 16:44
15,817 44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판결’과 관련 박병곤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는 “재판할 때 대법원 판례를 최우선 잣대로 삼고 있다”면서도 “(이재명) 전원합의체 판결만큼은 존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곤 판사는 5월 2일 법원 내부게시판(코트넷)에 ‘법원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지킵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병곤 판사는 “판결이 존중받으려면 기본적 절차가 지켜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무리한 절차 진행”이라며 “판사로서, 그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이재명 전원합의체 판결만큼은 존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이 일으킨 한밤중의 반란이 우리 사회에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남겼듯, (이재명) 전원합의체 판결이 법원을 바라보시는 국민들 마음속에 회복하기 어려운 깊은 불신을 남겼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병곤 판사는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법원도 없다. 우리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키고, 국민들의 신임을 배반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며 “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들을 배반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다음은 서울남부지방법원 박병곤 판사가 코트넷에 올린 ‘법원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

법원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
(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지킵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남부지방에서 일하는 판사 박병곤입니다.

저는 판사로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합니다. 매달 두 번 나오는 판례공보의 열렬한 독자이고, 항상 대법원 판례를 잘 이해하려 애쓰고, 재판할 때에도 대법원 판례를 최우선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각급 법원 판결도 마찬가지지만, 대법원 판결은 각급 법원 판사님들의 노력, 재판연구관님들의 헌신, 그리고 우리나라 사법체계 정점에 서 계신 대법관님들의 치열한 고민과 검토 끝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제 전원합의체 판결만큼은 존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론이나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판사들, 검사 및 변호사들을 비롯한 법률가들, 나아가 우리 사회 시민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상식과는 다르게 절차가 진행된 것 같다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 유리하든 불리하든, 그 판결이 존중받으려면, 적어도 기본적 절차가 지켜져야 합니다. 당사자가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 절차 준수는 결론이나 내용과 상관없이 판결이 존중받기 위한 바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은 3월 28일 대법원에 접수됐습니다.

검사 상고이유서는 2025년 4월 10일. 변호인 의견서는 2025년 4월 22일 및 4월 28일 각각 대법원에 제출됐습니다.

1심과 항소심 판결 분량이 적지 않고, 상고이유서나 변호인 의견서 역시 매우 두꺼웠으리라고 짐작합니다.

그런데 전원합의체 판결은 2025년 5월 1일 나왔습니다.

지금도 각급 법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법원가족 여러분, 그리고 일반 시민들께서 대법원이 이 사건을 충실하게 검토하고 심리해서 선고했다고 생각하실까요? 유력 대선후보, 그것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박탈시킬 수 있는, 그래서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는 사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접수된 지 고작 한 달 만에, 상고이유서가 제출된 지 20일 만에 선고될 수 있다고 믿으실까요? 지금까지는 한 번도 없었던 이러한 무리한 절차 진행이 왜 유독 이 사건에서만 일어났는지 궁금해하시지 않을까요?

이런 의문들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저는 판사로서, 그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다른 판결들은 몰라도 어제 전원합의체 판결만큼은 존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윤석열이 일으킨 한밤중의 반란이 우리 사회에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남겼듯, 어제 전원합의체 판결이 법원을 바라보시는 국민들 마음속에 회복하기 어려운 깊은 불신을 남겼으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법원가족 여러분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법원에서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는 지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도덕적으로 고결해서도 아닙니다.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역사 속에서 불의한 권력에 맞섰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피를 흘리고 때로는 돌아가셨고, 결국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사법권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3일 이후 아직 내란의 잔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잔불이 언제 꺼질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되살아나 민주주의를 태워버려 폐허로 만들어놓을지 알 수도 없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철저히 새기고, 재판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기본적인 의무이고, 법원에서 일하게 해주신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며, 법원이라는 사랑하는 일터를 지키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민들은 한번 거든 믿음을 다시 잘 주시지 않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믿음을 언제든지 거두실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법원도 없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키고, 국민들의 신임을 배반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지킵시다. 국민들을 배반하지 맙시다.

2025년 5월 2일 박병곤 올림

https://www.lawlead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124

목록 스크랩 (0)
댓글 4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최우식X장혜진X공승연 <넘버원> 새해 원픽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106 00:05 9,05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73,7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15,79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80,70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712,617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8,35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1,9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397,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09,00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88,85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49,3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6309 정치 전장연 시위 후의 지하철역 18:40 88
2976308 이슈 티 안 나게 진짜 대단한 사람 특징 2 18:39 287
2976307 유머 한국 공군, 사상 최초로 일본 자위대에서 급유 18:39 218
2976306 이슈 한때 알바한다고 하면 예쁜가보다 소리들었던 곳.jpg 2 18:38 607
2976305 이슈 토미에 느낌난다고 반응 좋은 여돌 5 18:36 522
2976304 이슈 류현진 찾기 미션! 김병현·김선우·NCT 쟈니·최강창민이면 가능할까? 1 18:35 129
2976303 정치 '김건희 로저비비에' '윤석열 채상병 수사외압' 재판 본격화(feat. 어제 김건희 판결한 우인성판사) 2 18:35 95
2976302 이슈 두친자들이 부러워 할 아이들 엠카 역조공 2 18:34 648
2976301 이슈 역술가 曰, '운이 안 좋을 때는 남들에게 이유 없이 베풀어라' 5 18:33 414
2976300 이슈 일 시원시원하게 잘하는 식당 주방 영상 5 18:33 651
2976299 이슈 소녀시대 수영 포토월에서 찰떡이라고 반응 좋았던 드레스.jpg 4 18:33 843
2976298 기사/뉴스 [속보]‘이재명 흉기 테러 청부’ 글 올린 20대 대학생 ‘벌금형’ 14 18:31 587
2976297 이슈 움직임이 너무 정정해서 충격적이었던 배우 2 18:30 1,238
2976296 정보 2026년 1~2월 사서베스트 추천 도서(신간도서 추천) 18:29 308
2976295 기사/뉴스 송지효, '런닝맨 막내' 지예은과 방송 밖 데이트…"안쓰러운 마음 있어" (지효쏭) 3 18:28 686
2976294 이슈 아이돌 발연기에 대한 최민식의 생각.jpg 10 18:28 1,465
2976293 이슈 오늘자 엠카운트다운 1위후보 4 18:28 577
2976292 이슈 팝콘 먹으면서 봐야하는 3월 축구경기 1 18:26 365
2976291 이슈 스턴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장면.gif 5 18:25 1,069
2976290 이슈 오늘 발표된 부동산 공급대책 3줄 요약 16 18:25 2,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