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산업 간담회서 ‘K이니셔티브’ 공약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하지원(길라임)과 현빈(김주원)처럼 서로 영혼을 바꿀 수 있다면 정치인들은 상대 당의 누구를 택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택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다. 이 후보는 7일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연 케이(K)-콘텐츠 산업 간담회에서 드라마 ‘더글로리’·‘시크릿가든’의 김은숙 작가가 “시크릿가든에선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영혼이 바뀌는데, 여야 대표가 영혼이 좀 바뀌면 좋겠다. 그럼 (갈등이) 빨리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자, “좋은 생각, 훌륭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작가가 “그럼 누구랑 바뀌고 싶으냐”고 묻자 이 후보는 “지금이야 저는 김문수를 한번 해보고 싶다. 뭔 생각을 하나 알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그 전 대표(한동훈 전 대표)와 바뀌면 재미있겠다”는 김 작가의 말엔 “그건 별로”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날 전북 전주의 한 문화공간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은숙 작가 외에도 ‘국제시장’·‘해운대’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 영화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 ‘나의 아저씨’·‘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 등 쟁쟁한 문화계 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 후보는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문화강국 건설을 통한 ‘케이 이니셔티브’를 약속하고 있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농반진반 “제가 사는 게 영화 같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눈물 지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그는 배우 이지은이 연기한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이름이 ‘애순이’임을 짚으며 “제 여동생이 환경미화원을 하다가 새벽에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그 여동생의 어릴 때 이름이 애자다. 작가도 일부러 애순이라고 이름을 지었을 텐데, 애순이의 삶이라는 게 대부분 서민들의 애틋한 삶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2016년 개봉했던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역시 인상깊은 작품으로 꼽았다. 서부개척시대 사냥꾼이 사지에서 죽음을 견디고 생존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어서 의미심장하다. 이 후보는 “제가 어려울 때 그 영화를 보면서 ‘살아남아야지’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문화계 인사들은 “한마디로 한국 영화계는 상업 영화계에 한정해서 말하면 중증외상센터의 응급 환자”(윤제균 감독)라며 위기감을 호소했다. 케이 콘텐츠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 상장된 영화·드라마 제작사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늘어난 제작비 부담에 제작 편수가 2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이) 큰 자산인 만큼 생태계를 잘 조성해야 하는데 공룡이 밟고, 풀밭이 무너지고 있다. 그걸 지키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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