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병3'는 시즌1, 2와 달리 원작(애니메이션 '신병'(작가 장삐쭈)) 작가 장삐쭈가 극본 작가로 합류하지 않았다. 원작과는 다르게 확장된, 다른 느낌이다.
민진기 감독(이하 민감독) ▶ 시즌3는 진화, 발전되는 게 좋은 부분이었다. 신규 캐릭터인 연예인 출신 신병 전세계와 또 다른 신병 문빛나리 그리고 '사랑합니다'라고 경례 구호를 붙이게 한 조백호 중대장을 이번에 정규 캐릭터로 투입하게 됐다. 이번 시즌을 통해 '신병' IP가 단순한 병영드라마로 국한되는 게 아니고, 확장되고 연속성을 가진 콘텐츠로 발전되길 바랐다. 그 지점이 다행히도 자리 잡지 않았나 싶다.
-'신병3'에 투입된 성윤모는 전 시즌에서 빌런의 전례가 있었다. 어떤 사고를 칠지 궁금했다. 또한 신병 문빛나리는 부대 생활에 어떻게 적응할지 기대되는 한편, 긴장감도 있었다. 이 두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보길 바랐는가.
민감독 ▶ 일단, 성윤모와 문빛나리는 출발이 다르다. 성윤모는 나쁜 놈, 문빛나리는 밖(사회)에서는 수재였고 귀하게 자란 누군가의 아들인데, 군대에 적응을 못 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둘의 출발점은 달랐다.
성윤모를 투입하려 했을 때, 시청자들이 나쁜 놈이 증거불충분으로 원대 복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감정상 문제는 없는지 고민했다. 이 친구가 '바로 착해지면 안 되고', 이런 건 아니었다. 저희가 정한 것은 아니었다. 연기를 하고, 녹아드는 것을 보면서 '이런 느낌이고, 이런 배우가 하면 시청자들의 (감정을) 설득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문빛나리 같은 경우에는 밖에서는 똑똑하고 완벽한 친구였다. 저희는 이런 친구가 군대에 던져졌을 때, 갈등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극복해 가는 과정, 군대라는 공간이 두렵지만 적응도 하고, 주변에서 도와준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관심 병사라는 게 과거에도 있고, 현재에도 있다. 군 복무기간이 짧아진다고 해서, 군대에서 없어지지 않는다. 저희는 오히려 이런 점을 드러내서 이런 친구(사람)도 있고, 저런 친구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어떻게 생활하고 융화되고, 군대라는 공간도 사람 사는 똑같은 공간이다. 20대 그들이 서로를 보듬어 주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윤기영 작가(이하 윤작가) ▶ '사람은 안 변한다'고 하는데, 변했으면 하는 지점이 있었다. 문빛나리는 (군 생활에) 적응하고, 성윤모는 착해졌으면 하는 거였다. 군대에서 사람이 주변에 동기, 고참(선임)의 도움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시즌 1, 2가 원작자 장삐쭈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거리가 있었다. 이번 시즌3에서는 성윤모, 조백호 등의 에피소드가 재미는 있었지만, 시즌을 하나의 큰 이야기로 봤을 때, 각 에피소드가 큰 이야기로 관통하느냐는 의문점도 있었다.
민감독 ▶ 의도를 했다고 하면, 플랫폼 특성을 고려했다. 끊임없이 사건이 발생하고, 캐릭터 관계성에서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시청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저희가 집단 창작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장점이 대본을 반만 만들고 촬영하면서 이야기 뒷부분을 만들어 가는 거다. 장점이 될 수 있는 여지도 있으나,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시즌4에서는 저희도 큰 이야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3는 시즌4로 넘어가기 위한 브릿지 역할이라고 봐도 괜찮을까.
민감독 ▶ 그렇다. 이번 시즌 메인 작가인 윤기영 작가님한테, 이번 시즌이 성공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앞으로 계속 갈 수 있는지를 얘기했다. 그런 지점에서 향후 시즌이 연속해서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세팅해야 했다. 그 지점을 봐야 한다. 그래서 성윤모를 복귀시켜야 했다. 성윤모의 복귀는 이전 시즌과 이번 시즌의 연결고리다. 성윤모란 인물이야 말로 '신병'에서 임팩트가 강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고려한 거다.
-이번 시즌에 대한 장삐쭈의 평가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조언도 있었는가.
민감독 ▶이번에도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시청자들이 이번 시즌에 대해 궁금해 한 점이 있다. '진짜 빌런은 누구야?'였다. 진짜, 빌런은 누구였는가.
민감독 ▶ 우리 드라마가 정극 스타일로 가는 게 아니다. 그래서 (전 시즌에 이어) 빌런이 있다는 게 올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희 입장에서는 빌런을 두는 게 시청자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면 이 시리즈의 장점이 아니다. 이 시리즈는 코미디다. 즐겁게 울고, 웃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시즌을 보고 싶은 데라는 여운이 남아야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윤작가 ▶ 빌런 플롯을 시즌3까지 똑같이 하기보다 다른 식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캐릭터가 들어왔고, 그 캐릭터 하나하나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다양한 줄거리로 간 것 같다.
-시즌3에서 두 명의 신병, 새로운 중대장, 성윤모의 귀한 등으로 기존 주인공 김민호(박민석 역)의 입지가 다소 줄어든 분위기다.
민감독 ▶모든 시리즈는 박민석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이번 시즌3에서도 누나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이다. '신병'의 주인공 박민석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게 '신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민석이 어떤 역할을 더하고, 서사를 더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 이번 시즌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캐릭터들이 활약하려면 원년 멤버들이 판을 깔아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민석 역을 맡은 김민호 배우가 현실에서 제일 큰형이다. 자기를 희생했다. 극 중 박민석은 여전히 사고뭉치지만, 드라마 밖에서는 주연 배우로 한층 성장했다.
-시즌4가 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즌4에 새로 등장할 신병도 궁금하지만, 전역 후 하사로 돌아오게 될 최일구의 활약이 벌써 기대된다. 최일구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어떻게 그려질까.
민감독 ▶ 최일구에 대해선 시즌4 초반에 서술해야 할 것 같다. 최일구가 전역을 앞두고 '다시는 군대 쪽으로 오줌도 안 싼다'고 했다. 이런 그가 돌아왔는데, 전역 후 현실이란 벽에 부딪혔을 때의 갈등 등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윤작가 ▶ 최일구가 상, 병장이 어떻게 속이려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지점에서 하사 최일구가 어떻게 엮일지 재미있을 것 같다.
-지난해 '신병3' 촬영 기간 중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곧 해제 조치됐지만 과거 계엄 관련 역사로 인해, 군인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도 쏟아졌다. '신병3' 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미화 등 논란이 있을 수도 있었다. 제작진의 걱정은 없었는가.
민감독 ▶ 촬영 기간 중에 그런 상황이 생겼다. 우려하시는 상황보다 '시작했으니까, 잘 마무리해야겠다' 싶었다. 저희는 그런 것(계엄)과 반대의 느낌으로, 저희 작품을 통해서 상처받은 군인들이 열심히 하는 것(국방의 의무)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했다. 제가 본 댓글 중에 최일구가 전역하는 장면에 대한 게 있었다. 댓글을 쓰신 분이 자신의 자녀가 군대에서 하늘나라로 갔다면서 최일구 병장이 전역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군인 여러분, 최일구 병장처럼 잘 전역했으면 좋겠다'고 쓰셨다. 군인들이 국가적 사태로 의기소침했을 법한데, 저희 콘텐츠로 힘냈으면 좋겠다 싶었다. 우려했던 건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나오지 않았나 싶다.
윤작가 ▶ 대본 작업이 된 상황이었다.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자'가 감독님의 주된 목적이다. 군인이 '신병'을 봤을 때, 즐겁고 위로받는 거다. 위로도 받고, 웃고 울고 하는 따뜻한 콘텐츠 기조로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다'는 자막으로 시즌3을 마무리했다. 시즌4로 돌아올 '신병'은 어떤 이야기가 담길까.
민감독 ▶ 다음 시즌을 가려면 시청자들께서 사랑을 해주셔야 한다. 관심과 사랑을 주시면 계속 간다. 끊어지면 접게 된다. 다음 시즌, 이다음 시즌도 시청자들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다음 시즌은 이번 시즌보다 더 웃겨드릴 생각을 하고 준비 중이다. 자신 있다. 다음 시즌에서는 박민주(이수지)의 로맨스도 풀어야 한다. 다음 시즌은 이번보다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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