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7000만원 빚더미 투신 비극…회사는 끝까지 발뺌했다 [세상&]
20,953 26
2025.05.06 08:18
20,953 26
지난 2019년 8월 20일 오전 11시, 한 청년이 10층 건물에서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으로 스스로 몸을 던졌다. 향년 28세. 롯데하이마트에서 일하던 LG전자 판매직원 A씨였다.


그가 남긴 것은 7000여만원의 빚과 고객의 캐시백 독촉 문자가 가득 담긴 휴대폰뿐이었다. 빚이 생긴 건 A씨가 코인이나 도박에 손을 대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그는 지나치게 성실하게 일했을 뿐이었다. 입사 2년차였던 A씨는 항상 판매실적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


1·2심 법원은 “A씨의 팀장과 지점장, 롯데하이마트가 A씨의 업무실적 압박을 가한 결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분명히 판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헤럴드경제는 이 사건을 되짚어봤다.


판매실적 최상권이었는데…삶을 등진 청년


A씨는 2017년 1월, 김해에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한 지점에 판매사원으로 취업했다. 그의 판매실적은 입사 초기부터 항상 최상위권이었다. 당시 주위에 신축된 아파트가 있었던 덕을 봤다.


하지만 A씨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실적을 유지하라는 팀장과 지점장의 압박이 점차 거세졌다. 이들은 A씨에게 문자·전화로 “이번 달 우리 지점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어디 뭐 동네에 X발 놀러왔나”, “X발, 옥상 가서 다 뛰어내릴까?”, “니가 뭐 이 X끼, 휴무고 X발 이러면 뭐, 무슨 말인지 알겠나?”라고 보냈다.


SOfqah
A씨는 실적을 위해 사비를 들이기 시작했다. 사은품 명목으로 가전제품을 구매해 직접 고객들에게 지급하거나, ‘캐시백’ 누락을 해결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캐시백은 회사가 고객에게 지급하는 게 원칙이지만 비인기 제품 등 특정 제품이 모두 판매되지 않으면 판매사원이 대신 납부해야 했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A씨는 하이마트에서 일했고, LG전자에서 월급을 받았지만 여기에 속한 근로자는 아니었다. LG전자의 인력 파견업체에서 고용해 하이마트로 파견되는 ‘2중 파견’ 상태에서 일했다. 법적 보호는 받지 못하면서 LG전자·롯데하이마트 양측의 눈치를 살피며 일하는 환경이었다.


극단적 선택 직전, A씨에겐 7000여만원의 빚이 쌓였다. 지인 및 직장동료에게 빌린 1000만원과 금융권에서 빌린 6000만원의 빚이었다. 휴대폰엔 “캐시백 언제 주냐”는 고객들의 독촉 문자가 가득했다.


롯데하이마트 “매출압박 사실 아냐” 항변했지만…



A씨의 죽음에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팀장과 지점장은 “A씨에게 판매실적으로 압박을 주거나 캐시백 부담을 전가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발뺌했다. “업무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준 적도 없다”고 했다. 롯데하이마트 측도 마찬가지였다.


롯데하이마트는 “고인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하면서도 손해배상 등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했다. 이들은 “회사는 판매자들에게 매출압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 측에선 매출압박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점장들과 직원에게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며 “매출압박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개월 뒤 이 사건은 공론화되며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최기동 부산고용노동청장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하이마트의 불법 파견 의혹을 조사해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 청년(A씨)이 왜 죽었는지는 결과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판매 실적 압박으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런 사태는 안 일어나야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사건이 관심에서 멀어진 사이 A씨의 유족은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A씨의 파견업체, 그의 팀장과 지점장, 롯데하이마트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서 승소…“유족에게 1.6억 배상하라”



재판 과정에서 유족은 “A씨가 이들로부터 판매실적 압박을 받았다”며 “부당한 판매정책, 비인격적 대우로 A씨가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일관되게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을 맡은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단독 신헌기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2월, “피고들(파견업체·팀장·지점장·롯데하이마트)이 공동으로 A씨의 유족(부모님과 누이)에게 1억 6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햇다.


1심 재판부는 “망인(A씨)이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LG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캐시백 누락분을 해결하고, 사비로 사은품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음으로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채무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팀장과 지점장이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A씨에게 비정상적인 판매행위를 통해서라도 판매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롯데하이마트 측에 대해서도 법원은 “팀장·지점장의 사용자(사업주)인 이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극단적 선택하지 않았다면 정년까지 벌 수 있었던 수입(일실수입) 9000여만원, 장례비 600만원, 위자료 5500여만원 등을 이들이 배상하라고 했다.


쌍방이 모두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비슷했다. 2심을 맡은 부산지법 5-3민사부(부장 고종영)도 지난달 16일, 1심과 같이 “1억 6000여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도 롯데하이마트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파견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금지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며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의무를 기울였으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도 “롯데하이마트가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의 방지에 있어서 상당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과 비슷한 이유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467029?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2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했던 이야기 <왕과 사는 남자> 최초 행차 프리미엄 시사회 초대 이벤트 703 00:05 15,17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28,02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226,16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61,44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529,74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28,37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75,3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1,67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596,97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74,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17,17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60269 이슈 찐 현실적이라는 공무원의 하루 브이로그.jpg 19:08 0
2960268 이슈 제주 유기견센터에 천만원 기부한 세븐틴 승관 19:08 3
2960267 유머 개그맨 김시덕 근황 19:08 220
2960266 이슈 뉴진스 전멤버 다니엘 실시간 라이브 유튜브 링크 11 19:06 1,154
2960265 이슈 이호선 상담가가 알려주는 "엄마가 딸에게 하는 4대 악담" 7 19:06 435
2960264 이슈 조선시대에도 봉기나 반란이 터졌던마당에 왜 북한에서는 봉기 안 일어나는지 설명해주는 탈북자 19:05 251
2960263 정치 오늘 유튜브 사장남천동을 봐야하는 이유 8 19:05 580
2960262 이슈 ICE OUT 뱃지 달고 골든글로브 참석해서 난리난 아리아나 그란데 3 19:04 320
2960261 이슈 SAY MY NAME (세이마이네임) – UFO (ATTENT!ON) | 함정판댄스 Performance | Dance Trap Battle | 딩고뮤직 | Dingo Music 19:04 18
2960260 정치 도널드 트럼프 본인을 베네수엘라임시대통령이라는 합성 게시물을 올림 1 19:04 123
2960259 이슈 2026년 류진 가족 중대발표 (대학합격, 실버버튼) | 가장(멋진)류진 19:03 523
2960258 이슈 더위도 이기는 올아워즈 등장 🔥 | ALL(H)OURS(올아워즈) 드림콘서트 아부다비 2025 비하인드 19:03 13
2960257 이슈 세븐틴 도겸x승관 멜론 탑백 순위 11 19:03 410
2960256 기사/뉴스 유재석도 든 MBC ‘레고 꽃다발’에 화훼업계 반발…“마음에 상처” 17 19:02 746
2960255 이슈 VIVIZ (비비지) – 2026 SEASON’S GREETINGS [VIVID GIRLS] BEHIND THE SCENES 1 19:02 33
2960254 유머 일상 속 적당한 스트레스는 활력입니다. 19:02 406
2960253 이슈 지금 죽어도 상관없을 만큼 감사해요... 김장훈이 돈이 없어도 계속 기부를 하는 이유 (1,100만원 기부) 19:02 91
2960252 유머 <흑백요리사2> 이 사진의 제목을 지어주세요. 20 19:01 890
2960251 유머 밥그릇 탈탈 털려버린 역대급 익산 밥도둑들의 등장 (양념게장 레시피, 윤남노 라면 레시피)ㅣ윤남노포 EP.16 1 19:01 161
2960250 유머 잠자는데 짹바오가 나타나 시끄럽게 하자 화내는 푸바오 ㅋㅋㅋㅋ 5 19:01 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