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홍경표 촬영감독이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작품, 연출가, 배우 중 대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시상식의 틀을 깬 이례적 성취다. 방송 부문 역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예능 작품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예능 분야는 강호동과 유재석 등 방송인이 드물게 대상 시상대에 올랐다. 2015년 나영석 PD가 다양한 예능 시리즈로 예능 PD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하나의 예능 작품이 단독으로 대상을 받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5일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의 대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영화 부문은 '하얼빈'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방송 부문은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 유일무이 '대중문화예술' 시상식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백상예술대상의 결심이 담긴 결과다.

그동안 백상예술대상은 '예능 및 스태프 홀대' 비판을 받아왔다. 시상 부문이 세부적인 영화, 드라마와 달리 작품, 여자, 남자 단 세 부문으로 후보를 통합 시상하는가 하면, 특별무대 또한 연기자 위주로 꾸며 대중문화예술의 한 축을 이끄는 예능인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드라마 역시 제작 파트에서 활약하는 이들을 '예술상'으로 축소해 글로벌 시상식과 비교, '한국 대표 시상식'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가장 먼저 특별무대와 MC들의 멘트를 통해 카메라와 무대 뒤에서 작품을 만드는 이들을 조명했다. 대중문화예술 시상식으로 재도약하는 의미를 담아 '대중문화예술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이어 영화 부문 대상에 '하얼빈'의 압도적인 영상미를 완성한 홍경표 촬영감독을 선정했다.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에 담긴 영상 미학이야 말로 대체불가한 '극장용 영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상'이었다.
플랫폼 다변화와 함께 명칭을 변경한 방송 부문에는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이름이 불렸다.
10년 전, JTBC 소속 PD로 백상예술대상을 준비했던 김학민 PD조차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김학민 PD는 대상 수상에 대해 "10년 전에 백상예술대상을 처음 왔다. 그때는 백스테이지에서 나영석 선배님이 대상을 받는 것을 지켜봤다. PD로 대상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나는 평생 못 느끼겠지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1700만이 넘는 시청 수를 기록, 해외 시장에서 외면 당한 국내 예능의 판을 완전히 뒤집은 예능이다. 이에 시즌2 제작을 확정,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뷰티 서바이벌까지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작품은 일반인 출연자인 셰프들의 개인 화제성을 높여 여러 파생 프로그램을 탄생시키는 등 국내 방송업계는 물론 광고업계에도 폭발적인 파급력을 가져왔다.
프로그램 기획자인 윤현준 스튜디오 슬램 대표는 "세계적으로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K-예능도 마찬가지"라며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다름과 다양함을 추구하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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