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소방관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용건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문수가 정말로 진지하게 119에 문의전화를 한 것이라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질문이나 용건을 말하고 대답을 받은 후, 상대방이 관등성명을 대지 않으면 자신 쪽에서 물었어야 했다. 더구나 김문수가 이때 발신전화로 이용한 전화는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도, 도지사 공관도 아닌, 요양병원에 소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화를 받은 소방관에게 이것이 장난전화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단은 전무하다.
김문수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장난전화라도 출동하는 것이 소방서'라고 주장했는데, 물론 그 자체는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치더라도 어쨌든 이런 원칙은 이 사건과는 하등의 상관도 없다. 만약 김문수가 '여기 XX 요양병원인데 급한 환자가 있으니 출동해 달라'는 장난전화를 했다면, 119에서는 그것이 장난전화라는 의심이 들더라도 만에 하나 사실일 수도 있기에 출동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문수는 몇 번이나 "용건이 뭐냐"고 물어보는 소방관에게 "나 도지사인데 너 이름 대라, 도지사가 묻는데 왜 답을 안 하느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말을 풀자면 "감히 도지사님께서 물어보시는데 일개 소방관 따위가 어느 안전이라고 시키는 대로 대답 안 하느냐"라는 뜻이 된다. 물론 김문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했지만, 한국어에서 "내가 XX하는데 넌 왜 XX하느냐"는 질문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이지 적어도 상대방을 존중할 의도가 있는 사람이라면 하지 않는다. 물론 김문수는 "내가 공직자이니 그냥 이름을 대면 알겠지?"라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지만, 단순 통화로 그 말을 들은 상대가 바로 납득할 턱이 있을까. 그리고 왜 굳이 이런 긴급회선을 이용해 연락을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이런 상식 이하의 케이스에 대해 대체 당시 관할 소방서에서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그 의중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문수는 사건이 대중적인 도마에 오르자 취했다는 조치가 바로, 도내의 모든 소방관들에게 '김문수의 목소리를 익히라'는 어처구니 없는 지시를 하달시켰음
ㅊㅊ : ㄴㅁ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