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심우삼 기자 2025-04-28 16:18

방송인이자 작가인 허지웅이 6·3 대선 출마가 점쳐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빗대어 비판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올려 이목을 끌고 있다.
허지웅은 지난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데긴 소도 자비라는 캐릭터를 평가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급변하는 환경을 자신의 능력 탓으로 착각하고 스스로 뭐라도 되는 줄 아는 ‘난가?’병의 대표적인 인간형으로, 향후 오랫동안 이어질 극한의 갈등을 촉발해 놓고 정작 자신은 우주의 먼지가 된 무능하고 무력하며 답답한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허지웅이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글의 맥락상 데긴 소도에 대한 비판은 한 권한대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지웅의 설명에 따르면, 데긴 소도는 극 중 ‘지온 공화국’을 왕이 지배하는 공국으로 바꾼 인물이다. 데긴 소도는 전임 수상의 사망으로 잠시 권한대행을 맡는데, 이 과정에서 위기론을 퍼뜨리며 우익 세력들을 결집시켜 왕위에 오르고 전쟁까지 일으킨다. 하지만 극단주의자들의 강경론에 떠밀려 결국 실권을 잃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이런 데긴 소도의 행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 국민의힘 내 친윤 강경파들의 지지 아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한 권한대행의 상황과 닮은 점이 많다. 허지웅은 데긴 소도의 이름을 영어 머리글자로 표기하면 디에스(DS)라고 짚었는데, 공교롭게도 한 권한대행과 표기가 같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누군지 알겠다”며 공감을 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어느 나라 디에스랑 참 비슷하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웃픈 현실”이라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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