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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르포] 터줏대감 에이스침대도 못 버텼다… 불경기 논현동 가구거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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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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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 논현점 내달 말까지만 운영
이미 폐업한 수입 가구업체 매장도 다수
시몬스·현대리바트 매장도 발길 뜸해
고물가 속 소비 심리 악화한 결과
업계는 프로모션 행사 한창

 

“경제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면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체감상 80~90% 줄었다. 매출은 계속 감소하는데 매장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점주가 다음 달 말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지난 25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 에이스침대 논현점의 한 직원은 “현 매장보다 임대료가 싸고 규모가 작은 곳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전해서 매장을 재운영할지는 아직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https://img.theqoo.net/EVTJcg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는 에이스침대 논현점에 '폐업 점포 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해당 매장은 오는 5월 말까지 재고 정리를 한 뒤 폐점할 예정이다. /민영빈 기자
 

 


에이스침대 논현점 매장 앞엔 ‘폐업 점포 정리 전 품목 원가 이하 판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다른 직원은 “30년쯤 장사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울 때도 버텼다”면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경기는 안 좋고 침대·가구를 사려고 오는 소비자 발길도 뜸해 폐업하는 것”이라고 했다.

 

매장은 전시용 침대·소파부터 매장을 구성한 소품(책장·시계·탁상 테이블·장식용 선반 등)까지 이미 재고 정리에 들어간 상태였다. 800만원 상당의 침대는 25~40% 할인 판매 중이고, 500만원짜리 장식용 선반은 현금가 300만원에 팔렸다. 이미 판매된 전시용 침대 위엔 ‘판매 완료된 상품이니 눕지 말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10년 단골 최수미(63)씨는 “침대 대표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곳이 에이스침대 아닌가”라며 “대표 브랜드도 문을 닫는다고 하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매장에서 재고가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소품 책장과 시계를 구매했다.

 

이는 비단 에이스침대 매장만의 상황은 아니었다. 이탈리아·영국 수입 침대·소파 등을 판매하던 업체 중 일부는 이미 폐업한 상태로 매장은 비어 있었다. 운영 중인 다른 매장 앞엔 봄맞이 할인 판매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지만, 매장 안엔 가구들만 배치돼 있을 뿐 둘러보는 사람은 없었다.

 

리바트토탈 강남점의 한 직원은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침체한 상태라 침대·가구를 보러오는 사람이 적다”며 “평일에는 직원 2명이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전 매장 운영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시몬스 논현점의 한 직원은 “4월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지만 가구거리를 찾는 인적이 드물다”고 했다.
 

 

https://img.theqoo.net/hvnRyN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는 매장 중 일부 수입 가구 매장은 폐업한 상태다. 해당 매장들은 현재 공실이다. 시몬스·현대리바트 등 가구거리에 있는 대표 브랜드 매장엔 손님이 없을 뿐 아니라 거리 자체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민영빈 기자

 

 

논현동 가구거리에는 100여 개의 브랜드가 직영 또는 대리점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6년 강남구청에서 논현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구 문화 특화 거리로 지정한 이곳은 침대·가구 대표 브랜드들의 접전지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 논현점의 폐점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모인 상권인 논현동 가구거리에서 특정 브랜드가 폐점하거나 철수하는 건 그 브랜드가 힘을 잃은 것을 보여준다”라며 “업계 대표주자가 못 버틴다는 건 그 정도로 경제 상황이 힘들다는 뜻”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제심리지수(ESI)는 87.2로 전월 대비 3포인트(p) 떨어졌다. ESI가 100보다 높을 경우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보다 낮을 경우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악화했을 뿐 아니라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소매 상권의 종말이 시작됐다는 시그널”이라며 “불황으로 고가에 해당하는 침대·가구 소비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을 통해 중저가 PB(자체 브랜드) 제품 등 대체제까지 있어 가구거리를 굳이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366/0001073115?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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