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9316
최근 SK텔레콤(SKT)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해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개인 정보 유출 우려와 함께 2차 피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피해자들은 정부 청원, 유심(USIM) 교체 행렬에 이어 본격적인 법적 대응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재 피해자 모임 카페를 중심으로 여러 법무법인들과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법무법인 대건은 비용 부담 없이 무료로 소송을 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집단소송 참여자, 이틀 만에 1만7000명 돌파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이후 네이버에 개설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는 빠른 속도로 참여자가 늘고 있다. 카페는 개설 하루 만에 가입자 수 8500명을 넘어섰고, 이틀 만에는 1만7000명을 돌파했다.
카페에는 "소송에 참여하겠다", "함께 책임을 묻자"는 글이 매시간 수십 건씩 게시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동참해 정부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피해자 구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피해자 카페 운영진은 법무법인 선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집단소송 참여를 원하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소송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법무법인 대건이 무료 소송을 제안해 피해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무료 소송' 선언…피해자 부담 최소화
법무법인 대건은 최근 피해자 커뮤니티를 통해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소송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무료로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비용이나 소송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은 대건이 유일하다.
대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정보 유출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개인의 일상과 금융 안전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익을 목적으로 삼지 않고, 피해자 권리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모임 내 일부 게시글에서는 "무료 소송이라면 비용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실제로 무료 소송을 선택한 가입자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유심 교체 대란…"피해자인데 왜 발품 팔아야 하나"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사고 이후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무료 유심 교체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부족한 유심 물량으로 인해 대리점마다 긴 대기 줄이 생기고, 유심 재고 소진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말 동안 유심을 교체하러 나선 피해자들은 "대리점을 다섯 군데나 돌아도 재고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는 "유심 하나 교체하려고 연차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평일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이나 지방 거주자들은 유심 교체조차 쉽지 않아,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피해자가 추가적인 시간·경제적 피해를 겪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2차 피해 가능성 대비 필요"…불신 커진 SKT
정보보호 전문가들은 유심 정보만으로 즉각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면서도, "다른 유출 정보와 결합될 경우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박기웅 교수는 "노출된 정보가 단독으로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신분증 정보나 금융 정보와 연결되면 위험성이 증대될 수 있다"며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지금까지 피해자들에게 구체적인 유출 범위나 향후 대응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과와 함께 유심 무료 교체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고객들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소송 규모 확대 전망
현재 집단소송 참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피해 사례가 드러날 경우 소송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료 소송을 추진하는 법무법인 대건의 등장으로 소송 참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피해자들이 집단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대표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실질적인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피해자는 "해킹 사고 이후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