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래치나 찍힘 자국이 있을 수 있으나 내용물에는 문제 없으므로 안심하고 섭취하셔도 됩니다.”
흠집이나 찍힘 등 변형된 분유캔이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판매 업자들은 이 같은 제품을 원가보다 낮은 가격대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면서 이익을 취함과 동시에 아기 건강을 담보로 ‘폐기물’을 소진시켜온 셈이다.
현재 네이버 쇼핑에서는 ‘외관스크래치 한정 유한건강생활 뉴오리진 a2플래티넘분유 3캔 모음전’이라는 제목으로 분유를 판매 중이다. 이곳 네이버에서 제목을 선택하면 홈앤쇼핑 사이트로 연결 돼 판매자 상품 구입을 구입할 수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배우 김태희를 분유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한창 인지도를 높여 왔다.
가격은 뉴오리진 a2플래티넘분유 3캔에 11만9610원으로 매겨졌다. 소비자가(13만2900원)보다 10% 저렴한 가격대다. 여기에 현대카드는 7%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판매를 부추겼다.
특히 판매 업자는 제품 설명에 근거없는 문구로 소비자들 판단을 흐트러놓고 있었다. 스크래치나 찍힘 자국이 있지만 내용물에는 문제가 없다고 명시해놨다. 그러면서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해당 제품은 1·2단계가 모두 소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재는 3단계 일부 파손 상품만 남아 있는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교환이나 환불 불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내용물에 문제 없고 가격은 저렴한 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본보 취재 결과 파손품은 온라인상에서 주기적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지난 3월 17일 유아동 온라인 판매점 보리보리에서는 ‘일동후디스 분유 파손캔 특가’를 열었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가 대비 42% 할인해주자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일동후드스 분유 파손갠 판매는 지난해에도 3차례(2월·6월·12월)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찬가지로 수입 분유도 비정상 제품 판매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023년 11월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44% 할인된 가격으로 ‘노발락 스크래치캔’을 유통시켰다.
분유캔 원자제는 주로 주석 도금 강판을 사용한다. 캔 안쪽에는 식품용 에폭시 수지나 폴리에스터 코팅을 입힌다. 외부 충격에 의해 파손된 분유캔은 이러한 코팅 손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크다. 분유와 금속이 직접 닿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장치가 떨어져 나가면서 내용물 변질을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나 캔을 개봉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변질이 의심되는 분유를 섭취할 경우 아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분유 유통은 분유제조업체와 일부 판매대리점 간의 내부 거래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유 제조 업체들은 유통 과정에서 캔에 문제가 발생하면 100% 회수 조치한다”며 “그러나 폐기해야될 상품을 일부 판매자에게 싼 값에 넘겨 이를 또 되판매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손 분유캔은 정상 판매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분유 포장재는 안전인증(이하 KC인증) 기준을 따르는 게 원칙이다. DL 제도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5조 및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 제17조에 근거해 전기용품·생활용품·어린이제품을 대상으로, 해당 제품과 생산설비 등의 안전성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다. 분유 포장재가 손상된 제품이 이미 KC인증에 어긋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봐도 판매가 불가하다.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식의약안전팀 관계자는 “파손된 분유캔 안에 내용물 변질을 막기 위한 기체가 세어나올 수도 있다”며 “반대로 외부 물질이 캔 안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절대로 유통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파손품 온라인 판매를 단속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라며 “문제가 발생한 분유는 폐기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유한건강생활은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630840?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