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염경엽 감독이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LG는 전날 9회말 1사 3루의 끝내기 찬스에서 이영빈이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끝내지 못했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오지환이 이영빈을 대신해 타석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이유는 결국 부상 때문이었다. 염 감독은 "어제 사실 지환이는 완전히 휴식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비 정도는 된다고 해서 구본혁을 대주자 최원영으로 교체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영빈의 타석은 염 감독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것이었다. 염 감독은 "수석코치와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스퀴즈를 시킬까 강공을 시킬까 고민했고 이주헌을 대타로 쓸까도 정말 고민을 했다. 컨택을 하고 타격을 하는 것은 주헌이가 영빈이보다 낫다"며 "하지만 결국 그런 상황에서 영빈이가 희생타든 안타든 쳐야 팀도 이기고 영빈이도 성장을 한다고 봤다. 본혁이도 작년에 그렇게 끝내기를 치면서 성장하지 않았나. 주헌이도 영빈이도 다 성장을 시켜야 하는 선수지만 영빈이 역할이 팀에 더 크기 때문에 영빈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염 감독은 "지금 본혁이와 찬의가 기량이 올라왔는데 한 명이 더 올라와야 한다. 영빈이든 (문)정빈이든 한 명이 더 올라와서 본혁이나 찬의에 가까운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며 "실패를 하게되면 팀도 지고 영빈이의 성장도 더 늦어지게 된다. 그 한 번의 기회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큰데 결국 내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다. 차라리 스퀴즈를 시켰으면 영빈이가 상처는 받지 않았을텐데 결국 감독의 잘못이다. 어제는 정말 많은 것을 잃은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염 감독은 "결국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선수들은 다 잘했다. 선수들이 동점까지 만들었는데 결국 내가 결단을 내리고 선택한 부분들이 잘못되면서 패한 것이다"고 전날 패배의 원인이 감독에게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KBO리그는 메이저리그, 일본과 달리 경기 후반 감독의 선택이 승패에 정말 크게 작용을 한다. 엄청나게 고민을 해서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결정을 했지만 잘못돼 지는 것은 결국 감독의 책임이다"며 "야구는 1등도 1/3은 지고 꼴찌도 1/3은 이기는 스포츠다. 나머지 1/3의 승부다. 벤치가 이 1/3을 잘 해낼 수 있어야 순위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야구고 KBO리그다"고 덧붙였다.
홍창기와 김현수는 휴식을 취한다. 염 감독은 "창기는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지난번에 만났을 때 보니 로건과 전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대체할 선수가 있는데 굳이 안맞는 투수를 상대로 내보낼 이유가 없다. 이럴 때 쉬어야 한다. 현수는 지금 컨디션이 좋지만 지명타자를 동원이가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현수는 승부처에 나올 것이다. 그게 훨씬 활용도가 높다"고 밝혔다.
9,10회 연이어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된 마무리 투수 장현식에 대해서는 "현식이는 지금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보직을 맡고 있다. 현식이는 본인 스스로도 '감독님, 저는 관리를 해주면 안됩니다. 많이 던져야 합니다'고 하더라. 그런데 마무리 투수는 자동적으로 관리가 될 수 밖에 없는 보직이다. 현식이는 중간에 멀티이닝을 던지기도 하고 연투도 하기도 해야하는데 마무리는 그러기가 힘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당장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염 감독은 "조금 더 지켜보다가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당분간은 그래도 현식이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 유영찬이 돌아오면 영찬이가 마무리를 맡고 현식이는 중간으로 이동할 것이다"고 밝혔다.
뉴스엔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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