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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용산은 3년 전 알았다" 삼성 추월 SK하이닉스의 결정적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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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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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1위 SK하이닉스를 만든 5가지 장면
전기요금도 못 내던 하이닉스의 부활

 

현대전자 출신 엔지니어 CEO들의 활약
좋은 D램으로 쌓은 HBM 신화

 


3년 전 용산 전자상가. 이곳에는 2025년의 상황을 예고하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이 처음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을 추월했다.

 

조립식 컴퓨터 업체, 온라인 등 소매시장에서 ‘램은 삼성’이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첨단 D램으로 분류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시대가 열리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2022년 용산 전자상가에서 SK하이닉스의 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은 12만원대에, 삼성전자 DDR5 16Gb 제품은 9만원대에 팔렸다. D램 현물 가격이 동시에 떨어져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이 ‘3만원의 벽’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초기 DDR5는 불량이 많고 SK하이닉스의 DDR5가 성능이 더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때부터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D램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구나.”

 

2022년은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의 벽을 넘었을 때다. ‘메모리 절대 강자’ 자리를 위협할 업체는 보이지 않았다. 챗GPT가 2022년 12월 출시됐으니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온전히 누리고 있을 때도 아니었다.

 

아무리 삼성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당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반도체로 넘어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년 뒤인 2024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을 8조원 이상 앞질렀다. 올해 1분기에는 세계 D램 시장점유율 1위가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바뀌었다. 33년 만의 일이다.

 

명실상부 D램 시장 1위로 올라선 SK하이닉스의 결정적 장면들을 추렸다.


1. 13월의 달력을 만들던 정신

 

2009년 초 하이닉스반도체는 전기요금을 못 냈다. 운영자금이 똑 떨어져 한국전력에 요금 납부를 연기해달라고 사정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채권단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3분기부터 부활을 알렸고 200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25%를 넘어섰다. 당시 반도체 시장의 거인이었던 삼성전자를 일시적으로 앞섰다.

 

하이닉스 부활의 열쇠는 13월의 달력에서 시작된다. 하이닉스 제조본부는 2009년 초 12개월이 아닌 13개월로 된 달력을 만들었다. 이른바 ‘13월의 달력’이었다. 같은 장비로 다른 기업들보다 한 달 치를 더 생산해야 금융위기에 생존이 가능하다는 게 하이닉스의 결론이었다.

 

제조현장의 엔지니어들은 반도체 제조공정을 수백 개, 수천 개로 세분화해 분석을 시작했다. 그중 어떤 공정을 줄이면 더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 찾아내고 실행에 나섰다.

 

제조현장과 함께 영업, 지원 부문 등도 전사적인 경비절감에 나섰다. ‘비용 1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 4000개를 찾아내자’는 실천이었다. 이를 통한 비용절감액은 당초 목표대로 4000억원에 달했다. 하이닉스는 이렇게 절약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에 강한 DNA가 지금의 SK하이닉스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위기를 거치며 만들어진 협업의 문화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 시절에도 한 라인에서 혁신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면 이 방식을 곧 다른 라인으로 이식했다. 협업의 문화는 연구개발과 현장 간의 관계에도 나타난다. 연구개발 인력은 제품개발이 끝나면 제조본부, 즉 현장으로 파견을 나가 생산이 제대로 이어지는지까지 모두 챙긴다. 그들의 조직에는 칸막이가 없는 셈이다.

 

유기적인 협업과 ‘원팀(One-Team)’ 문화는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하고 D램 우위를 점할 수 있던 비결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대 초반의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DDR5 D램을 개발했다. 1c 미세공정 시대를 연 건 SK하이닉스가 처음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원팀 문화가 작용했다. 오태경 부사장은 사내 좌담회에서 “구성원들의 원팀 정신이 모든 성과를 견인했다”며 “2단계 개발 방식 도입과 EUV 패터닝 성능 및 원가 개선을 위한 신규 소재 개발 등은 탄탄한 협업 체계가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과 설계, 공정조직이 긴밀하게 협업해 기술적 난제를 뛰어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기 때문이다.

 

 

2. 최태원의 뚝심, ‘SK’ 달고 날았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12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퀀텀점프 했다. 하이닉스 인수는 최태원 SK 회장이 끝까지 밀어붙인 딜이었다.

 

14년 전 SK그룹 내부에서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SK는 반도체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했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재무구조도 부실한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자 하이닉스반도체 성장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적자에 시달렸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재무 상황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SK 안팎에서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최 회장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을 앞세워 인수를 강행했다. 내수에 치중된 SK그룹의 체질을 글로벌 그룹으로 바꿔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지였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SK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도전을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그룹 내에)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아는 이가 적었고 과거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많은 기업이 도산하면서 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중요한 포인트는 최 회장이 전문가들을 우대했다는 점이다.

 

실제 연구개발과 제조를 총괄하는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 자리는 모두 과거 현대전자 출신 엔지니어들이 담당하도록 했다.

 

현대전자 출신의 기술 리더십은 박성욱 전 부회장부터 시작됐다. 1984년 현대전자 반도체 연구소에 입사한 박 전 부회장은 SK하이닉스 출범 이듬해인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다.

 

박 전 부회장은 대표 취임 하루 만에 연구소와 플래시 상품기획기능, D램 상품기획기능, 시스템반도체 제조공장을 기존 조직에서 분리해 CEO직속으로 재편했다. 연구개발 조직을 확충하고 그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발탁하는 등 'R&D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박 전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첫해 SK하이닉스는 단숨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의 201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1%로 4위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점유율 5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수출 대들보’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2016년 초 코스피 시가총액 10위로 시작한 SK하이닉스 주가는 2016년 말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기술 리더십은 이석희 SK온 대표가 이어받았다. 2018년 SK하이닉스 사장 자리에 오른 이 대표는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인텔에서 약 10년간 근무하며 ‘인텔 기술상’을 3차례 받고 KAIST 교수도 지낸 반도체 전문가다.

 

이 대표가 사장 자리에 올랐을 당시 SK하이닉스는 2018년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낸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특히 특히 2019년부터 이어진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 메모리 수요 감소 등으로 업황이 악화됐다.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 적극 대응했다. 그 결과 HBM 3세대인 ‘HBM2E’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곽노정 사장 역시 HBM성공 신화의 주역이다. 1994년 현대전자에 입사한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약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공정 연구, 제품 개발, 제조 등 연구개발(R&D)과 생산 현장을 두루 거쳤다. 특히 D램, 낸드 개발과 생산을 주도한 ‘수율’ 전문가다.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2022년 사장 자리에 오른 후에는 메모리 법칙의 변화를 일찌감치 예견하며 기회를 읽었다.

 

3. 2018,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

 

2018년은 SK하이닉스에 기록할 만한 해다. 회사는 2018년 매출액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영업이익률 52%)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사상 유례없던 ‘슈퍼 호황기’의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지만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과 공급 업체들의 투자 부담으로 공급은 제한적이었다. 2012년 SK 편입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및 확대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던 SK하이닉스는 기술력과 양산 역량 측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했다. 덕분에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적시적기에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를 적극적으로 맞추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호황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 성장을 위한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총 20조원이 순차 투자되는 낸드플래시 생산기지 M15가 청주 캠퍼스에 준공됐고(2018년 10월) 이천 캠퍼스에서는 차세대 노광장비인 극자외선(EUV) 라인을 별도로 조성한 D램 생산기지인 M16이 착공에 들어갔다(2018년 11월).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089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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