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손종원에게 독서는 지식과 감성을 채우는 일이자 삶의 균형을 맞추는 도구다. “푸드 테크나 A.I. 조리 로봇 등이 상용화되고 있지만, 결국 요리는 사람의 감각과 감성이 필요한 분야잖아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업이기도 하고요.” 오직 텍스트만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은 더 넓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눈이다. “창의적인 일을 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Jerome David Salinger의 <호밀밭의 파수꾼>,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의 <위대한 개츠비> 등 고전을 좋아해요. 중남미 문학에도 관심이 많은데 영화 <코코>만 봐도 삶과 죽음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그들의 문화가 흥미롭잖아요. 책으로 담겼을 때 더 재미있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ia Marquez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처럼요. 요리책과 같은 구성이 재미있는 라우라 에스키벨 Laura Esquivel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팀원들에게도 추천하는 책이에요.” 그는 OTT 시청으로 예전보단 독서량이 줄었지만 퇴근 후 잠깐이라도 책을 펼쳐 읽는 습관을 유지한다. 일하는 내내 예민할 수밖에 없던 시간에 대한 위로처럼 책의 종이 냄새는 마음을 편하게 해줘 온전한 휴식으로 빠져들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솔직한 제 감정을 알아차리고 싶은데, 음악은 감정의 증폭제 같은 역할을 해주죠.”


손종원 제공
음악
손종원의 하루는 턴테이블 버튼을 누르며 시작된다. 음악에 집중하는 혼자만의 시간은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그만의 리추얼이다. “매일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무감각해질 때가 있어요. 음악이 이런 상태를 깨주는 역할을 해요. 나이가 들수록 더 솔직한 제 감정을 알아차리고 싶은데, 음악은 감정의 증폭제 같은 역할을 해주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장르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손종원의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은 재즈와 흑인 음악이다. “고등학교 시절을 미국 남부 미시시피 Mississippi 주에서 보냈는데, 당시 음악 선생님께서 학생이던 저희를 뉴올리언스 New Orleans의 역사적인 재즈 공연장 프리저베이션 홀 Preservation Hall에 데려가 주셨어요. 재즈의 발상지에서 가장 유명한 작은 클럽에서의 경험은 놀라웠어요. 나무 박스 위에 앉아 누구보다 멋지게 연주하며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에 매료돼 지금까지 쭉 재즈를 즐겨 들을 만큼요.” 오랜 시간 재즈를 즐겼지만 셰프가 된 이후 이 장르에 더욱 애착이 생겼다. 재즈와 요리가 닮은 구석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연습이 필요했을 테고, 출중한 실력을 갖춘 한 명의 뮤지션이라도 결국 밴드로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어요. 재즈라는 장르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 지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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