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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노인 보기 싫다" 민원에 창문 가린 요양원…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시니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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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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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어버이날. 서울에 있는 한 요양원의 창문 앞마다 카네이션 화분이 올려져 있었다. 302호에 사는 김만식 할아버지(87·가명)는 휠체어를 타고 방 안 창가에서 햇볕을 쬐는 중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량한 하늘이었다. 창밖으로 그림처럼 펼쳐진 산에는 초록빛 생기가 가득했다.

"카네이션이 참 예쁘죠?" 요양보호사가 묻자, 치매 환자인 김 할아버지는 주름이 가득한 눈을 두 번 껌뻑거렸다. 그의 시선은 창밖을 향했다. 하지만 망막에 비친 것은 꽃과 화분뿐이었다. 배경은 산과 하늘이 아닌 뿌연 유리창이었다.

김 할아버지와 세상을 단절시킨 것은 창문의 절반을 덮어버린 불투명 시트지다. 이 요양원의 원장인 최경미씨(56·가명)는 "휠체어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어야 하는 분들은 저 시트지 때문에 풍경을 볼 수가 없다"며 "이게 마음에 걸려서 어르신들에게 ‘날씨가 참 좋다’는 안부 인사를 못 한다"고 안타까워했다.창문을 가린 것은 요양원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항의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최 원장은 "주변에 사는 분들이 집에서 요양원 어르신들이 보이는 게 불편하다고 끈질기게 민원을 넣었다"며 "‘밤에 치매 걸린 노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무섭다’, ‘휠체어 타고 동네에 외출하지 말아달라’, ‘노인들이 우리 집에서 안 보이도록 아예 가려달라’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이웃들을 설득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어르신들이 사는 방 창문마다 불투명 시트지를 붙였다. 입주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요양원 주변 풍경이 일품"이라고 자랑했던 것이 소용없게 됐다. "아픈 노인을 보기 싫다"는 집단민원으로 인해 요양원 어르신들은 저항 한 번 못 해보고 조망권을 빼앗겼다.

최 원장은 "이런 상황에도 입소하려면 최소 1년은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양질의 요양원의 수가 적어 벌어진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노인복지주택 사업자도 "위치 좋은 곳에 요양원이나 노인주택을 짓기가 쉽지 않다"며 "주민들이 ‘동네 분위기가 흐려진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인인구 1000만 시대. 2030년부터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들이 밀물처럼 닥쳐올 것이다. 여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노인들이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살 수 있는 주택도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 옆집 노인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우리 동네 길목에도 노인복지주택이 하나 둘씩 지어질 수 있다.


https://naver.me/xuiG5g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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