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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제 야구장은 경험을 파는 곳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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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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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단장의 돈이 보이는 프로야구(14)
‘크보빵 열풍’으로 보는 2030 여성팬들의 소비 파워

 

선예매로도 살 수 없는 야구장 티켓, 3일 만에 100만 봉 팔린 ‘크보빵’
유튜브로 입문한 젊은 여성 팬들, 인증문화 앞세워 야구장 주류로 떠올라

 

(생략)

 

콘텐트 생산지로 변모한 야구장

 

2025년 역시 프로야구 흥행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사상 최초로 5개 구장 모두 개막 2연전이 매진됐고(10경기 21만9900명), LG 트윈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중 집계를 전산화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5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와 같은 프로야구 흥행 돌풍의 중심에 2030 여성들이 있다는 의견에 이의를 달 수 없다. KBO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달성한 2024년, 프로야구와 관련한 각종 설문조사 및 데이터는 2030 여성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과거에는 야구장이 4050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지금 야구장을 가보면 2030 여성들로 가득 차 있고, 야구장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이자 SNS 콘텐트 생산지로 변모했다.

 

2030 여성들은 이전 세대들과 비교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한국 사회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데 야구장마저 장악하면서 야구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가 한국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는 프로야구가 일부 계층만 좋아하는 여가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의 가치가 크게 올라갔다.

 

과거와 비교해 프로야구의 가치가 달라진 면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야구장 입장권의 가치가 올라갔다. 일례로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는 2002년 개장했는데(당시 문학야구장), 초창기는 야구장에 빈 좌석이 많아 입장권을 정가보다 대폭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주말·공휴일에나 만원 관중이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평일에도 관중이 가득 차 야구장 입장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야구장 좌석에 여유가 많아 당일 야구장에 와서도 입장권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어 입장권 예매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2010년대부터 구단들이 며칠 먼저 야구장 입장권을 예매(선예매)할 수 있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했는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구단들이 입장권 예매에 있어 차등에 차등까지 혜택을 주는 ‘선선예매’ 또는 ‘선선선예매’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두 번째, 프로야구 굿즈가 날개 돋치듯 팔리고 있다. 과거에는 프로야구 굿즈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구단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단 상품을 판매해 봤지만, 실적이 미미했다. 당시 야구단의 온라인 매장은 구색 맞추기에 가까웠다. 그리고 야구장상품 매장에서도 모자, 유니폼, 점퍼 등 선수단 의류 외에는 인기가 많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메이저리그 점퍼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볼 수 있어도 KBO구단 점퍼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프로야구 굿즈가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일부 구단의 경우 야구팬들이 어센틱(선수용) 유니폼을 주문하고 대기하는 데만 약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래도 야구팬들은 흔쾌히 유니폼을 구매한다. 응원팀 유니폼이 이제 야구팬들 사이에서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길거리에서 KBO 구단 유니폼이나 점퍼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확연히 늘어났다.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김도영 선수의 스페셜 유니폼이 약 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야구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야구 굿즈 열풍은 의류, 편의점, 극장, 테마파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업종과의 컬래버로 확산되고 있다. 작년은 망그러진 곰(두산 베어스), 에스더버니(롯데 자이언츠) 등 유명 캐릭터와의 컬래버가 인기였는데 올해는 ‘크보빵’이 야구팬들 사이에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누른 KBO 유튜브

 

KBO 및 9개 구단(롯데 자이언츠 제외)이 SPC삼립과 협업해 ‘크보빵’을 3월 20일 출시했는데 출시 3일 만에 100만 봉이 판매됐다. 사실 ‘크보빵’은 빵보다 ‘띠부씰’의 효과가 더 크다. ‘띠부씰’은 ‘띠고 부치고(떼고 붙이고) 띠고 부치는 씰(seal)’의 앞글자를 딴 조어이며 탈부착 스티커를 일컫는다.

 

9개 구단 대표 선수 20명과 마스코트가 포함된 189종, 2024 야구 대표팀 라인업으로 구성된 스페셜 26종 등 총 215종의 ‘띠부씰’이 ‘크보빵’ 안에 들어 있는데, 1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야구 굿즈를 구매할 수 있으면서 2030 여성들의 컬렉션 욕구에도 부합된다.

 

세 번째, 프로야구 유튜브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야구 채널들이 생기고 있고 기존 야구 채널들도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는 2024년부터 KBO 유·무선 중계를 시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유튜브 활성화에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종전 KBO 유·무선 중계권을 보유한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프로야구 영상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어 야구팬들이 온라인에 KBO리그와 관련된 영상물을 올릴 수가 없었다. 팬들이 중계 화면을 재가공해 만드는 이미지 영상인 ‘움짤’도 금지됐다. 젊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러다 2024년 티빙이 40초 분량의 KBO 관련 쇼츠 영상의 2차 가공을 허용하면서 유튜브에 올리며 ‘인증 문화’에 익숙한 2030 여성 야구팬들의 유입을 촉진시켰다. 필자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30 여성 야구팬들의 야구 입문 과정을 접해 봤는데, 이들 대부분이 유튜브를 통해 야구를 배우고 있었다.

 

현재 KBO리그 구단들의 유튜브 채널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견줘도 손색없다. 구독자 수를 단순 비교해볼 때 MLB 30개 구단 유튜브 채널의 평균 구독자 수는 약 8만4000명인 데에 비해 KBO 10개 구단 유튜브 채널의 평균 구독자 수는 약 22만2000명이다. 10만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MLB는 7개 구단, KBO는 10개 구단이다(이상 2025년 3월 11일 기준).

 

이외에도 야구장 또는 프로야구는 놀이터의 주인(4050 남성→2030 여성)이 바뀌면서 많이 달라졌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구단 공식 응원단이 내야에서 외야로 밀려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치어리더 응원 문화가 KBO리그를 대표하고 있다. 과거에는전광판에 여성들을 비추면 얼굴을 가리기 바빴지만, 지금은 야구장에서 2030 여성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응원가 율동에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어떻게 여성 팬들 붙잡아둘지 고민할 시점

 

야구장 음식이 과거에는 치맥(치킨+맥주)이나 분식(김밥, 컵라면) 외에는 마땅치 않았으나 지금은 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는 음식들이 야구장으로 옮겨온 분위기다. 야구장에서 먹방(먹으면서 찍는 방송)이 가능한 수준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성비가우수하다. 전통적인 여가 장소인 극장과 비교해 보면 야구장이 극장보다 저렴하다.

 

2023년 객단가로는 야구장이 1만5226원, 극장이 1만80원이지만 시간당 요금으로 계산하면 야구장이 극장보다 저렴하다. 극장은 상영시간이 보통 100분(약 1.5시간)이고 야구장은 경기 시간이 보통 3시간인데 시간당 요금을 따져 보면 야구장(5075원)이 극장(6720원)보다 1645원 낮다.

 

2030 여성들이 야구장을 장악하면서 야구장이 이제는 스포츠가 아닌 문화를 파는 장소가 됐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의 “우리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 또는 신영철 전 SK 와이번스 사장의 “우리의 경쟁 상대는 CGV와 롯데월드”라는 통찰을 연상시킨다.

 

프로야구 주류 교체는 구단들이 계획적으로 주도했다기보다 팬들이 직접 만들어 낸 결과로 평가받는다. 구단들은 2030 여성들이 야구장의 주류가 된 점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앞으로 이런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 2030 여성들에 대한 연구와 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KBO와 구단들은 이들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과거보다 일회성 여론조사를 자주 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여성 전문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손자병법의 문구처럼 2030 여성들을 잘 알고 있어야 프로야구가 이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이 나중에는 ‘추억의 영화’가 될 수 있다.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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