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개인의 행복을 찾냐고 물어보신다면, 올해는 포기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웃음).”
시즌제 작품과 연예 기획사를 이끄는 이의 책임감은 과연 남달랐다. 눈코 뜰 새 없이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까지 완주해 버린 배우 이제훈은 자신의 상태를 ‘러너스 하이’(심박수 120회에 달리기 30분 정도를 유지할 때 힘든 느낌이 쾌감과 행복감으로 바뀌는 현상)로 짐작했다. 이 바탕에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 그리고 일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제공
‘협상의 기술’이 시즌2로 돌아온다면, 이제훈은 ‘시즌제 전문 배우’ 입지를 더 확실히 굳힐 전망이다. 이미 그는 ‘모범택시’, ‘시그널’ 등 인기 시즌물을 이끌고 있다. 시즌제의 지속성에는 드라마의 높은 완성도가 주요하게 작용하지만, 극을 이끄는 주인공의 역할도 상당히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제훈은 배우로서 역량을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운이 좋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제가 드라마도 영화도 보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취향에 대해 많이 열려 있어요.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고요. 즐길 거리도 많고 쉬고 싶기도 한데, 드라마를 본다는 것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 행위잖아요. 그래서 제가 참여한 작품을 보실 때 시간이 아깝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이 커요. 이런 마음이 제가 작품을 볼 때 투영돼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근데 진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훈은 ‘시즌제 전문 배우’답게 올 하반기에는 ‘모범택시3’로, 내년에는 ‘시그널2’로 시청자를 만날 계획이다. 행복한 비명이다. 굵직한 두 작품 촬영을 병행해야 하니 좀처럼 휴식기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제훈은 “저를 내려놨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케줄적으로 이렇게 돼서 제작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죠. 마음대로 저를 갖다 쓰시라는 마음이에요. ‘이제 최소 올해는 나의 인생은 없다’, ‘움직이는 대로 가겠다’ 하는 거죠. 저는 작품을 통해서 농사를 잘 짓고 싶고, 그럴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해요. 시즌제를 통해 다시금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요. 무사히, 건강하게 잘 마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토록 업계가 이제훈을 찾는 이유, 그리고 그가 이렇게 쉼도 미뤄두고 열심히 하는 이유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사랑하는 일을 오래하고 싶은 마음이 해답이었다. “스스로 매력은 잘 모르겠지만, ‘작품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는 배우구나’, ‘열과 성을 다해서 자신을 갈아 넣는 배우구나’라는 것이 크리에이터들한테 전달된 것 같아요. ‘가성비도 괜찮고 쓸 만한데? 효율이 나오네’ 싶으니까 계속 쓰일 수 있지 않았나 하고요. 저는 가격을 통해서 평가받기보단, 작품을 통해서 빛을 내고 싶은 사람이어서요.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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