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농담이라도 '성소수자·인권감수성' 발언 말라" 서울시교육청 '강사 입틀막' 논란
19,112 6
2025.04.18 09:09
19,112 6

17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부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들은 교원 및 교육공무원연수 강사들에게 "강의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발언,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민감한 내용은 농담이라도 삼가달라"는 내용이 담긴 '강사 유의사항 확인서'를 서약·제출하게 했다.

서울시교육청 명의로 배부된 이 문서에는 성차별, 성소수자, 종교, 인종, 인권감수성 등 주제가 삼가야 할 발언(내용)으로 명시돼있다. 강사들에게 인권과 관련 언급 자체를 하지 말라는 요청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이 섭외 강사에게 배포한 강사 유의사항 확인서ⓒ독자 제공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이 섭외 강사에게 배포한 강사 유의사항 확인서ⓒ독자 제공


교육계와 학계에서는 인권 관련 발언 자체를 막는 형식의 주의사항은 어떤 취지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강사에게 수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수업에서 차별적 요소를 없애라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을 넘어 (인권 관련) 언급 자체를 말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인 서울학부모지원센터에서 강의 요청과 함께 해당 문서를 받았던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도 <프레시안>에 "인권, 다양성, 평등과 관련한 주제로 강의하고 있어 유의사항에 적힌 예시들을 다룰 수밖에 없다"며 "문구를 수정한 서류로 다시 보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고쳐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와 김 소장은 이러한 유의사항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보고 있다. 홍 교수는 "(강의에서) 민감한 문제 자체를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 의도로 이해된다"고 했으며, 김 소장도 "민원이 접수될 만한 내용을 하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이라며 김 소장의 서울학부모지원센터 강의 섭외를 취소하라는 민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교육청 담당자는 "귀하께서 건의하신 일부 강사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공감하고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이라며 김 소장의 서울학부모지원센터 강의 섭외를 취소하라는 민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교육청 담당자는 "귀하께서 건의하신 일부 강사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기에 귀하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강사는 교체할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김 소장은 강의를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이라며 김 소장의 서울학부모지원센터 강의 섭외를 취소하라는 민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교육청 담당자는 "귀하께서 건의하신 일부 강사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기에 귀하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강사는 교체할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김 소장은 결국 교체됐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유의사항 문구에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인지해 수정 후 재배포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문서를 관리하는 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주요 민원사항을 사전에 안내하는 차원에서 2021년부터 강사 유의사항 확인서를 배포해 왔다"며 "본청 인권센터를 비롯해 해당 문구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와 각 교육청 기관에 수정본을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 6일 교육연수원이 각 기관에 보낸 공문에는 문제가 된 유의사항의 예시가 "성차별, 사회적 소수자, 종교, 인종 등과 관련한 차별적 발언 등"으로 돼 있다. 성소수자를 사회적 소수자로 바꿨으며, 제지 대상을 '차별적 발언'으로 한정해 오해의 소지를 줄인 셈이다.

교육연수원이 공문을 보냈음에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일부 기관들이 수정 전 유의사항 안내문을 배부하는 데 대해 교육연수원은 "올해 처음 바뀌는 내용인 만큼 (강사 섭외) 담당자가 실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수원에서 좀 더 안내를 하겠다"며 시정 조치를 약속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2/0002384231?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선정 시 최대 100만원] 커뮤니티 하는 누구나, 네이버 라운지의 메이트가 되어보세요! 114 00:05 2,66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5,93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9,65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7,3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6,69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1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2,2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3897 기사/뉴스 김무준 “BTS 진 닮은꼴? 좋게 봐주셔서 감사..꼭 한번 만나고파” [인터뷰②] 08:04 38
2943896 이슈 1.4억뷰가 넘는 라면 광고 영상 2 07:57 720
2943895 이슈 푸바오 내실에서 짖는 소리가 계속 들렸던 이유 12 07:56 995
2943894 이슈 26년 새해 금연 희망자를 위한 영상 07:50 245
2943893 이슈 씨제이 네이버 스토어에서도 정희원 얼굴 박힌거 60%넘게 세일중. 13 07:49 2,476
2943892 유머 효율갑 인정받는 한국인 특성(feat. 본글의 댓글) 10 07:48 1,507
2943891 기사/뉴스 남보라 13남매, 20년 만에 완전체로 방송 출연 (‘편스토랑’) 4 07:38 1,843
2943890 정보 토스 매일 주식받는 출석체크 오늘부터 주식에서 원으로 변경 25 07:36 2,512
2943889 이슈 굳이 넣었어야 했냐고 말나오는 메인코 속 정우성 관련 대사들 17 07:12 5,573
2943888 이슈 야외 외출 자제하라는 서울특별시 36 07:10 7,471
2943887 이슈 대홍수 아역배우 권은성 인터뷰 사진 17 07:05 3,041
2943886 유머 고윤정이 말해주는 남매 싸움 15 07:02 4,215
2943885 이슈 서울대학교 법의학자 교수님이 말해주신 범죄를 저지르는 염색체 9 06:59 4,103
2943884 기사/뉴스 명품보다 낫네, 기부로 샤넬·루이비통 제친 유니클로 31 06:48 2,191
2943883 유머 김우빈과 도경수가 얼마나 신났었는지 감이 안 잡히는 회식 몰빵 내기 9 06:41 4,607
2943882 이슈 8년 전 오늘 발매된_ "Universe" 3 06:30 755
2943881 이슈 서울 개인택시 근황 19 06:29 5,765
2943880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만 운영하는 우유 디저트 카페 입니다~ 5 06:09 434
2943879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4 06:06 346
2943878 유머 깔끔한 걸 좋아하는 리트리버 14 06:03 2,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