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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포함해 스포츠가 정신적 웰빙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실제로 드러난다. 2024년 일본 와세다대학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스포츠를 정기적으로 관람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웰빙 수준이 높다고 한다.
와세다 대학 연구팀은 2만명의 일본 거주자를 대상으로 분석했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스포츠 관람이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뇌의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발견해냈다. 특히, 스포츠를 자주 관람하는 사람들은 보상 회로와 관련된 영역의 회백질 부피가 더 크다는 사실을 밝혀 규칙적인 스포츠 관람이 뇌 구조에 긍정적인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학의 연구에서도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고 외로움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16살에서 85살 사이의 성인 72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라이브 스포츠 이벤트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더 가치 있게 생각했다. 이는 스포츠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함을 의미한다.
미국 피닉스대학에서 진행한 연구는 더 정교하다.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동안 관람객의 신체는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을 경험하면서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고 한다. 이는 심박수와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으나 동시에 엔도르핀의 분비도 촉진해 사회적 유대감과 행복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포츠 관람이 단순한 눈요기가 아닌 우리의 정서와 신체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공놀이’라고 하지만 공놀이를 볼 때 신체 변화는 ‘그저 공놀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위험성도 있다. 고위험 경기 중에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류량이 300~400% 증가해 심장이 더 빠르고 강하게 박동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의 혈관 내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이나 심장마비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2002년 영국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 관람 이후, 특히 좋아하는 팀이 졌을 때 심장마비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원이든 뭐든 적당한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