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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문턱 높은 장애인 건강검진…수도권에 ‘장애친화 의료기관’ 5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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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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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자치단체 6곳은 아예 없어
검진비율, 비장애인보다 12%포인트↓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시력을 재고 있는 여성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옆을 지키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검진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비장애인 수검자들도 차분히 순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김소연

서울의료원 간호사들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시력을 재고 있는 여성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옆을 지키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검진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비장애인 수검자들도 차분히 순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몸무게를 재야 하니,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지난 7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 2층 건강증진센터. 의료진이 가로·세로 1m가 넘는 사각형 모양의 장치에 60대 여성 장애인이 탄 휠체어를 가볍게 밀어 올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체중계다. 전체 무게에서 휠체어 중량을 빼 몸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간호사들은 채혈이나 시력 측정, 부인과 검사 등 건강검진 과정마다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옆을 지키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검진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비장애인 수검자들도 차분히 순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서울의료원은 장애인이 편안하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장애 친화’ 의료기관이다. 2016년부터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건강검진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은 “장애인은 장애뿐만 아니라 건강관리가 쉽지 않아 여러 질환에 노출돼 있어, 사망률이 비장애인에 견줘 5배 이상 높다”며 “공공병원으로서 장애인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회적 책무”라고 말했다. 서울의료원엔 일반 병원에서 볼 수 없는 장애인 전용 탈의실, 특수 휠체어, 누워서 키를 잴 수 있는 장비 등이 마련돼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사도 일하고 있다. 2022년 757명, 2023년 763명, 지난해엔 643명의 장애인들이 검진을 받았다. 이 가운데 중증 장애인이 약 60%를 차지했다.

하지만 서울의료원과 같은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은 전국 21곳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는 전체 장애인(263만명) 중 43%인 112만명이 살고 있지만, ‘장애친화’ 의료기관은 서울의료원을 포함해 국립재활원, 인천의료원, 경기의료원 수원병원·성남시의료원 등 5곳이 전부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충남·전북·울산·세종·대구·광주에는 1곳도 없다.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가로·세로 1m가 넘는 사각형 모양의 장치에 60대 여성 장애인이 탄 휠체어를 가볍게 밀어 올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체중계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가로·세로 1m가 넘는 사각형 모양의 장치에 60대 여성 장애인이 탄 휠체어를 가볍게 밀어 올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체중계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이렇다 보니, 장애인의 경우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검진 수검 비율이 비장애인보다 훨씬 낮다. 국립재활원의 ‘장애인 건강보건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장애인의 일반 건강검진 수검 비율은 63.5%로 비장애인(75.5%)보다 12%포인트 낮았다. 중증 장애인은 더 심각하다. 뇌손상으로 복합 장애가 있는 뇌병변장애인의 수검 비율은 43.8%에 그친다. 사망률이 높은 암 검진도 장애인은 45.5%로 비장애인(57.7%)보다 12.2%포인트나 낮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검진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885명으로 전체 국민(728명)보다 5.3배 높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지정 제도를 시작했지만, 확대 속도가 더디다. 재정과 인력 문제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현석 원장은 “현재 장애친화 건강검진 운영 기관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공성을 위해 유지하고 있다”며 “수가 인상과 인력이 지원되지 않으면 민간 병원 등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컨대 중증 장애인의 경우 검사를 할 때 안전하게 침대에 눕히려면 3~4명의 인력이 필요하고, 자폐·뇌병변 등 장애 유형에 따라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검진 기구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는 장애인도 많다고 한다. 이 원장은 “중증 장애인 1명의 검진 시간이 비장애인의 5~6배 정도 더 걸린다”며 “장애인 검진이 늘어날수록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장애인단체도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김주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책국장은 “장애인들도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친화 검진기관’이 기초지방자치단체에 1곳 이상은 있어야 한다”며 “인력과 장비 등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장애인은 취업률이 낮기 때문에 지역가입자 검진 의무를 강화하고, 내시경 등 본인부담금을 줄이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담당자는 “91곳의 의료기관이 시설 개보수 등 ‘장애친화 검진기관’ 지정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내년 말까지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며 “중증 장애인 검진가산수가도 자속적으로 증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4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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