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591
지난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99.01까지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14일에도 달러 인덱스는 장 중 한때 99.4까지 떨어지면서 100을 밑돌았다.
경기가 호황이거나, 반대로 침체를 겪어도 달러 가치는 강세를 띤다는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이론이 흔들리고 있다. ‘관세 충격’에 미국의 주식과 채권을 파는 ‘셀 USA(Sell USA)’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전문가들은 약달러 현상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추세적인 기조로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달러가 예외적 약세를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정책에 미국 자산 투자는 일단 피하자는 심리가 확산하면서다. 특히 관세정책이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미국 경제를 망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 저하로 투자자들의 미국 이탈 현상이 커진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자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의도적인 약달러를 유도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최근 달러값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강달러’ 현상이 누그러지면서 역설적으로 한국 경제는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약세로 원화값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안정되고, 자본 유출 위험이 줄어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쉬워진다. 다만, 이런 약달러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걷히면 다시 달러 강세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