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한국에만 100여 개의 비인가 국제학교가 국제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법 운영되고 있다. 그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일부 학교는 케이만군도 등 조세 피난처에 등록된 모회사나 재단을 통해 학교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16,564 18
2025.04.13 22:47
16,564 18

[기고] 케이만군도와 국제학교-조세피난처가 삼킨 교육의 이름

비인가 국제학교의 급증, 교육청의 규제 회피, 학생 안전 및 교육 품질에 대한 행정 공백 등은 교육의 본질을 무너뜨리고 있다.

안도현/ 국제학교 전문가,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서비스산업유치과장
안도현/ 국제학교 전문가,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서비스산업유치과장

전 세계 고소득층과 글로벌 기업들이 자산을 분산시키는 주요 목적지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케이만군도(Cayman Islands)다. 이곳은 법인세, 소득세, 자본이득세가 모두 ‘0’인 대표적인 조세피난처(tax haven)이며, 약 10만 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가 등록돼 있다. 놀랍게도 그 중 상당수가 교육 사업, 특히 국제학교 법인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교육의 외형을 한 세금 포탈

최근 한국, 아시아와 중동, 동유럽 등지에서는 외국계 국제학교가 ‘명문 교육’을 내세워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국제학교는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외국인학교와 함께 외국인 정주 환경을 위해 필수적인 주재원, 외국 대사 자녀, 교포 등의 학제 연장을 위해 법으로 국제학교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에만 100여 개의 비인가 국제학교가 국제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법 운영되고 있다. 그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일부 학교는 케이만군도 등 조세 피난처에 등록된 모회사나 재단을 통해 학교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 사업의 다국적화가 아니라, 수익 회수의 비가시화를 목적으로 하는 복잡한 구조다.

보통 학생 1인당 연간 학비는 3만~5만 달러에 달하며, 일부 학교는 2,000명이 넘는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수업료는 현지에서 걷지만, 수익은 프랜차이즈 라이센스 개념으로 매출 8~20%를 영리법인 또는 투자회사인 케이만군도 소재 법인으로 송금되어 본국의 세금도, 회계도 피한다. 즉, 조세 회피와 자산 은닉의 회로가 ‘국제학교’라는 외형을 통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사례의 민낯

국내에서도 수도권 A국제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학교는 고급 외국 커리큘럼과 글로벌 대학 진학 실적을 홍보하며, 설립 당시 특정 지자체로부터 공공부지를 장기 임대 형태로 제공받았다. 그러나 교육청 인가를 받지 않은 비인가 상태였고, 학부모들은 학교 운영의 투명성이나 재정 구조에 대해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이 학교의 모기업은 케이만군도에 등록된 재단으로, 운영 법인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구조였다. 회계는 영문 기준으로 작성되어 세금 추징 및 연암 권한이 없어 국내 세무 당국의 접근이 어렵고, 수십억 원의 수업료가 외화로 빠져나가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세수는 0원이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UAE, 헝가리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통으로 발견된다. 설립 과정에서 공공기관이나 정치인들이 자문 또는 홍보 명목으로 개입하며, 실제로는 외국 법인으로부터 리베이트성 자문료나 지분 혜택을 받는 ‘소리 없는 부패 구조’도 자주 언급된다.

교육의 공공성이 침식되는 순간

문제는 단순히 세금만이 아니다. 공식 외국인 교육기관의 법령에 의한 국제학교가 아닌 비인가 국제학교의 급증, 교육청과의 규제 회피, 학생 안전 및 교육 품질에 대한 행정 공백 등은

교육이라는 본질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글로벌 교육’이라는 말은 더 이상 교육 철학이 아닌 사업 전략이 되고 있고, ‘국제학교’라는 간판은 자산 회수의 포장지로 전락하고 있다.

제도적 대안이 시급하다

이러한 조세피난처 기반의 국제학교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접근이 시급하다.

①국제학교 운영 법인의 실소유주 및 해외 본사 공개 의무화
②비인가 국제학교에 감시, 정기 감사 및 수업료 외화 송금 감시 체계 마련
③공공부지 및 세제 혜택 제공 시 공공기여도 기준 강화
④조세피난처 기반 교육법인에 대한 국내 수익 과세 기준 정비

‘케이만군도’라는 지명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교실과 교복 뒤에 숨어 있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 실체를 직시하고, 조치해야 한다. 교육은 자산의 출구가 아니다. 공공의 미래를 만드는, 가장 순수한 투자여야 한다.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29

 

 

 

목록 스크랩 (0)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쫀득한 텍스처로 모공 속 피지 강력하게 흡착 ✨한율 #쑥떡팩폼 체험단 (100인) 525 12.23 30,24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4,50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5,00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72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2,12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92,2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3243 이슈 두쫀쿠 역조공 귀여운 디테일 16:18 326
2943242 유머 아이폰에 두쫀쿠 이모지 있는거 앎? 5 16:18 371
2943241 유머 개조심 16:17 99
2943240 정치 홍준표, 통일교 특검 두고 “국힘 정당 해산 사유 하나 추가될 뿐” 16:17 33
2943239 기사/뉴스 [속보]쿠팡 “결제·개인통관번호 접근 없어…실제 유출정보 3000개, 모두 삭제” 4 16:17 375
2943238 정보 투어스 앙탈 챌린지 (with투바투 연준) 1 16:16 91
2943237 유머 여행지에 사람 많을 때 공감 2 16:16 196
2943236 이슈 2020년 12월 25일 쌩신인때 관객 없는 무대에서 췄던 화이트를 2025년 12월 24일에 크래비티 다같이 씨플러스로 가져온 사건이다...x 16:16 84
2943235 유머 바다 강아지 1 16:15 118
2943234 이슈 드디어 멜론 탑백 들어온 태연 노래.jpg 6 16:15 495
2943233 유머 개발자, 디자이너, 웹툰작가용 전용 뒤주 1 16:15 505
2943232 이슈 강원도 메밀전의 영원한 단짝친구 4 16:14 407
2943231 이슈 에픽하이 응웡봉 근황 3 16:13 629
2943230 이슈 성탄 이브 미사에 아기 예수님&한국 어린이와 함께 입장한 레오14세 교황 4 16:13 754
2943229 기사/뉴스 일본 ‘종전 80주년’ 무대에 에스파·앤팀·아일릿이?...홍백가합전 논란 10 16:12 449
2943228 유머 집지키는 무시무시한 맹견들 2 16:11 462
2943227 이슈 속보 쿠팡 유출자 장치 회수.jpg 44 16:09 3,290
2943226 이슈 유튜버학과 이수했다는 흑백 중식마녀ㅋㅋㅋ 14 16:07 2,468
2943225 유머 언니가 호텔뷔페 예약했는데 형부가 나더 데리고가려고함 첫 결혼기념일에 15 16:07 2,680
2943224 이슈 미야오 나린 Churrrrr 업로드 16:07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