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스타를 앞세운 은행권 마케팅 경쟁이 뜨겁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총 78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435억 원 증가한 수치로 은행들이 마케팅에 힘을 더욱 실은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단일 모델 전략을 넘어 여러 스타를 동시에 기용하는 '멀티 캐스팅' 방식으로 광고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브' 안유진에 이어 올해 초 '빅뱅' 지드래곤까지 모델로 기용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모델인 가수 아이유, 그룹 '라이즈'에 더해 '아이브' 장원영까지 영입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얼굴들을 내세운 광고가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는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운 퇴직연금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금융사들이 치열하게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던 시기다. 우리은행은 같은 분기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2조 원을 끌어모았지만 IBK기업은행은 별다른 스타 마케팅 없이도 2조 1000억 원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광고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사례도 비슷하다. 지난해 2월부터 임영웅을 내세워 '자산관리도 하나뿐인 내 편'이라는 슬로건으로 대규모 광고를 집행했고 영업점에서는 임영웅 굿즈를 받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정작 임영웅 기용 후 자산관리 상품에서 거둔 수수료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임영웅 광고가 시작된 지난해 1분기 자산관리 수수료는 787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949억 원)보다 160억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은행 내부에서도 스타 마케팅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 판매가 연예인 덕분인지 혜택이 좋아서인지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시장 흐름과 금융 트렌드, 시기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스타를 기용할수록 광고 도달률이 높아지고 브랜드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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